신종 코로나, 대만 PCB 업계에도 불똥

대만 PCB 협회 "중국 의존도 줄어들지도"

2020-02-09     이기종 기자
중국
대만 인쇄회로기판(PCB) 업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불똥이 뛰었다. 코로나가 처음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에 있는 대만 PCB 업체는 공장을 조금씩 가동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이들은 생산지 전략을 다시 짜야할 수 있다. 7일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대만 PCB 업체는 춘제(설) 연휴기간 동안 낮은 수준의 중국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후베이성 황스시에는 유니마이크론, 트라이포드, 다이내믹 일렉트로닉스 같은 대만 PCB 업체 공장이 있다. 황스는 장쑤성 쿤산과 함께 중국의 주요 PCB 클러스터다. 유니마이크론은 춘제 기간에 고향을 찾지 않은 근로자들로 후베이성 공장 가동률을 낮게나마 유지하고 있다. 황스에 있는 유니마이크론의 새 공장 두 곳은 범용 PCB, 자동차용 기판 등 저사양 제품을 주로 생산한다. 이곳은 회사 매출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정도는 아니다. 트라이포드의 후베이성 시안타오 공장도 소수 인력으로 돌리고 있다. 시안타오 공장의 전체 생산 기여율은 15~20%다. 트라이포드는 정상 재가동이 어려워지면 장쑤성 우시 공장을 활용할 계획이다. 우시 공장은 최근 정상 가동을 재개했다.   다이내믹 일렉트로닉스는 황스에 있는 새 스마트 공장과 기존 쿤산 공장의 가동률을 70%에서 유지하고 있다. 두 공장 근로자의 70%가 춘제 기간에 회사에 머무른 덕분이다. 회사 측은 원재료 보급이 안정적이고 아직 고객사의 주문 철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대만 인쇄회로기판협회(TPCA)는 코로나 영향이 장기화하면 중국에 집중된 글로벌 PCB 공급망이 재편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글로벌 PCB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어선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대만 PCB 업체는 중국에 쏠린 생산시설을 다른 지역으로 옮길 수 있다. 대만 PCB 업체는 중국 매출이 63%일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중국 공장 정상 가동이 어려워지면 대만 PCB 업계의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중국 PCB 업체도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 TPCA는 이 경우 글로벌 PCB 산업은 다시 대만과 일본, 한국의 3강 체제로 돌아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일본 PCB 업체의 중국 의존도는 30%에 불과하다. 한국 PCB 업체의 주요 생산기지는 한국과 베트남 등에 있다. 한편 유니마이크론과 트라이포드는 최근 코로나 확산에도 중국 투자 계획을 바꾸지 않았다. 유니마이크론은 올해 5억7000만달러(약 6800억원)를 투자해 중국 생산시설을 확장할 계획이다. 후베이성 황스와 장쑤성 쑤저우 공장이 투자 대상이다. 한 소식통은 대만 PCB 업체가 신종 코로나가 시장 수요에 미칠 영향을 예상하기 어려워 중국 투자 계획을 수정하지 않았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