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헝가리 공장에 배터리 신소재 도입

'젠5' 배터리에 NCA 양극재 적용

2020-02-11     이수환 기자
삼성SDI
삼성SDI가 헝가리 괴드 전기차(EV) 배터리 공장에 니켈 함유량 80% 이상의 하이니켈 양극재인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를 활용한다. 에너지 밀도를 높여 전기차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를 늘리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 공장에 NCA를 사용한 차세대 배터리 '젠5(Gen5)'를 생산할 계획이다. 양산 시기는 2021년이다. 삼성SDI가 각형 배터리에 NCA를 사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원통형 배터리에 NCA, 각형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을 주로 썼다. 삼성SDI는 젠5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가 600㎞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 제주도 세계전기차협의회(GEAN) 총회에서 공개한 고객사 SUV(주행거리 620㎞)에 적용된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670와트시리터(Wh/L)였다. 젠5 배터리 에너지 밀도는 최소 600Wh/L 이상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선 NCA뿐 아니라 NCM을 더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활용을 예상한다. 하이니켈 양극재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대신 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음극집전체로 활용되는 동박의 두께를 줄이거나 NCM 등 다른 양극재 비중을 높여 성능과 수명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NCM622(니켈·코발트·망간 비율 6:2:2)와 NCA81½½(니켈·코발트·알루미늄 비율 8:1.5:0.5)을 섞어서 쓸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구성을 높인 분리막과 출력 유지를 위한 고효율 전해질도 함게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CA는 에코프로비엠이 공급한다. 최근 양사는 에코프로이엠이라는 양극재 합작사 설립을 발표했다. 포항 영일만 산업단지에 CAM6 전용 양극재 공장을 짓는다.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22년 이전까지 기존 CAM5가 양극재 생산을 맡는다. 신소재 도입과 함께 공정에도 변화가 생긴다. 양극재, 전해질, 분리막,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를 계단처럼 층층이 쌓는 스택(적층) 방식이 도입된다. 기존에는 각 배터리 소재를 돌돌 말아 넣는 와인딩(Winding) 방식을 이용했다. 삼성SDI는 신소재, 신공법 도입으로 현재 양산중인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는 20% 이상 높이고 킬로와트시(kWh)당 원가는 20% 이상 낮출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