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밀도 10년 만에 3배 증가
배터리 가격은 87% 하락
2020-02-21 이수환 기자
지난 10년 동안 전기차(EV) 배터리 에너지 밀도가 3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배터리 팩 가격은 킬로와트시(kWh)당 135달러(약 15만원)로 같은 기간 동안 87% 저렴해질 전망이다. 전기차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늘어나면서 가격 부담은 한층 덜해졌다는 의미다.
21일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밀도는 Kg당 300와트시(Wh/Kg)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010년 100Wh/Kg과 비교해 3배 늘어났다. 사용하는 양극재도 당시에는 리튬망간산화물(LMO)이었으나 지금은 NCM622(니켈·코발트·망간 비율 6:2:2)과 NCM811(니켈·코발트·망간 비율 8:1:1)이 주력이다.
2011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렸던 전기차인 닛산 리프는 1회 충전시 120Km 정도 주행이 가능했다. 최근 출시된 모델은 350Km에 달한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진 덕분이다. 반대로 배터리 팩 가격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BNEF는 올해 배터리 팩 가격이 킬로와트시(kWh)당 135달러(약 15만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0년 1183달러 대비 87% 하락했다. 전기차 성능은 높아지고 가격은 저렴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각국의 보조금 지원이 줄어들고 있어 높아 성능과 낮아진 가격이 시장에서 얼마나 먹힐 수 있을진 미지수다. 유럽을 중심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대중화에 속도를 내는 것은 강력한 환경 규제 때문이다. 업계에선 kWh당 배터리 팩 가격이 100달러 이하로 내려가야 전기차 보급이 더 원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테슬라가 중국 CATL와 함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채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NCM과 같은 삼원계 배터리와 비교해 떨어지는 에너지 밀도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도 개발된 상태다. 모듈을 제거하고 셀에서 곧바로 팩으로 구성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CATL는 이를 CTP(Cell To Pack)라 부른다.
BENF는 "전기차 지원 정책의 변화와 내연기관차의 규제로 완성차 업체에 대한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중고차 가격도 고려하면서 차량을 구입하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 우수하) 전기차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