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필옵틱스 배터리 장비 신설법인에 투자 검토

핵심장비 안정적 공급 차원

2020-03-03     이수환 기자
삼성SDI
삼성SDI가 전기차(EV) 배터리 장비 업체인 필옵틱스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핵심기술 유출을 차단하고 안정적으로 장비를 공급받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배터리 장비 협력사 필옵틱스에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필옵틱스의 에너지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는 피비엠(PBM)에 투자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 내부적으론 구체 지분 비율까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필옵틱스가 피비엠을 설립하는 것도 삼성SDI와 사전에 협의한 것으로 안다"며 "헝가리 괴드 공장에 공급될 핵심장비는 이미 수주를 받아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 공장 증설을 앞두고 있다. 1공장 보완 투자부터 차세대 젠(Gen)5 배터리를 생산한다. 니켈 함량 80% 이상의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가 쓰인다. 특히 양극재, 전해질, 분리막, 음극재를 계단처럼 층층이 쌓는 스태킹(Stacking) 공정이 처음으로 적용된다. 현재 양산되는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킬로와트시(kWh)당 원가가 20% 이상 개선됐다. 필옵틱스는 스태킹 공정용 장비를 독점으로 공급한다. 만약 삼성SDI 증설 계획이 지연되면 실적이 저조할 수밖에 없다. 별도 투자로 삼성SDI와 한배를 타면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할 수 있다. 삼성SDI 입장에선 핵심기술 유출을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아직 완전하게 투자 규모나 방향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삼성SDI는 "다각적인 협력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피비엠이 정식으로 출범하는 4월 1일 이후에 양사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 삼성SDI는 배터리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과의 합작사 설립도 반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헝가리 괴드 공장 투자가 본격화되는 하반기에 투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