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사업 분사 '올스톱'

TF 운영 끝, 당분간 분사 논의 어려울 듯 일각선 '대체 투자금 확보' 추측도

2020-03-09     이수환 기자
LG화학
LG화학이 전기차(EV) 배터리를 만드는 전지사업본부 분사 계획을 중단했다. 분사 관련 태스크포스(TF) 운영도 마무리됐다. 폴란드 공장 수율 안정화 지연,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실적 부담이 커진 것이 이유로 풀이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부터 추진한 전지사업본부 분사를 무기한 연장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올해 하반기 전지사업본부를 독립법인으로 만들어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유치할 계획이었다. 투자의 우선순위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다. '장밋빛 전망'으로는 투자 유치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원재료 상당수를 중국 등 특정 국가에 의존해야 하고 완성차 업체의 박한 마진을 견뎌야 한다. LG화학은 폭스바겐 MEB(Modular Electric Drive) 플랫폼에 공급하는 배터리 가격을 1킬로와트시(kWh)당 100달러(약 11만원)~120달러 수준에 책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전기차용 배터리 예상 평균 가격인 135달러보다 낮다. 규모의 경제로 덩치를 키워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은 IPO 이후 1~5년 후를 대비한 투자 방안을 검토했지만 최근 코로나19 영향과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에 대한 부담이 겹치면서 분사가 어렵다고 결론냈다"며 "배터리 양산 안정화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 ESS 사업 충당금으로 인한 실적 하락도 요인 가운데 하나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업계 일각에선 분사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일정 수준의 투자금을 확보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2월 LG화학은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5년 동안 해외 투자에 대한 50억달러 규모 장기금융협력 프로그램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배터리 사업을 분사해 IPO를 받으면 더 많은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외부 지분 참여로 인한 경영 부담 등도 따져봤을 수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분사와 관련해선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바 없다는 미확정 공시를 했다"며 "향후 변동 사항이 생기면 공시를 통해서 알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