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다음은 ESS, 배터리 시장규모 12배 이상 '급성장'
럭스리서치 전망…돈 되는 사업으로 인식
2020-03-10 이수환 기자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지난 2019년 91억달러(약 10조8500억원)에서 오는 2035년 1118억달러로 12배 이상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0일 시장조사업체 럭스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EV), ESS, 휴대용 기기 등 3대 배터리 시장규모는 2035년 3082기가와트시(GWh)로 2019년(164GWh) 대비 18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금액으로는 590억달러에서 5530억달러로 확대된다. 이 가운데 ESS는 전기차 다음으로 가장 큰 시장을 차지한다고 봤다. 특히 가정용 ESS는 향후 3년 동안 연평균성장률(CAGR)이 전기차(80%)와 맞먹는 76%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SS 시장의 고성장은 꾸준히 저렴해진 배터리 가격, 수익성이 담보되는 사업으로 인식됐다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리튬이온뿐 아니라 레독스플로우배터리(RFB) 등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독일 화학업체 바스프는 유럽 현지 리튬이온 배터리 사업을 위한 양극재 공장 증설에 나서면서도 레독스플로우배터리용 전해질 사업을 강화했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NEF(BNEF)는 "금융권에서 배터리 프로젝트에 대해 충분히 투자 가치가 있다는 점을 인지했다"며 "배터리 가격이 2016년에서 2019년 절반으로 하락하면서 금융권이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도 ESS 화재로 인해 불투명한 내수보단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지난달 독일 전력업체 베막(WEMAG)에 방문했다. 삼성SDI가 ESS를 공급한 전력망 변전소를 살폈다. LG화학은 국내 ESS 사업 재개보단 안전 조치를 우선 취한다. 북미, 유럽과 같은 해외를 중점적으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전기차, ESS와 달리 휴대용 배터리 시장은 정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이고 성장률이 인구 증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럭스리서치는 2019년부터 2035년까지 휴대용 배터리 시장의 연평균성장률은 1.5%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