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모듈 만들던 이 회사, 이젠 전기차 판다

캠시스 "자체 기술력 보유해 초소형전기차 경쟁력 자신" 27일 주총서 자동차 방문판매 추가 등 정관 변경

2020-03-27     이기종 기자
박영태
박영태 캠시스 대표가 올해 초소형전기차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27일 박영태 대표는 정기 주주총회 후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적 소비가 확대되고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며 "출퇴근용 초소형전기차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캠시스는 자체 설계·제작한 2인승 4륜 초소형전기차 쎄보-C를 지난해 8월 출시했다. 회사 기술력도 강조했다. 그는 "전기차는 무게가 관건"이라고 전제한 뒤 "승용 초소형전기차 무게 기준 600kg을 만족하려면 자체 기술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개정된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에 따르면 초소형자동차 무게는 승용 600kg, 화물용 750kg 이하로 제한된다. 쎄보-C 무게는 590kg이다. 박 대표는 "기술력이 없는 전기차 업체가 이 기준을 충족하려면 설계 역량이 있는 다른 업체에 설계 변경을 요청해야 한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한국 시장을 위해 해당 업체가 차량 설계를 변경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전기차 업체가 설계 변경 비용을 오롯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그는 "승용 초소형전기차 무게 기준 600kg을 충족하지 못한 전기차 업체는 무게 제한 750kg인 화물용 제품만 판매할 수밖에 없다"며 "캠시스는 승용과 화물용 초소형전기차를 모두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캠시스
박 대표는 완성차 대기업과 경쟁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대기업은 높은 고정비와 브랜드 평판 때문에 초소형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캠시스는 초소형전기차 사업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와 동유럽도 타깃 시장이다. 박 대표는 "초소형전기차 사업은 한국 시장만 노리고 시작하지 않았다"며 "동남아와 동유럽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은 전기차 인프라가 없지만 쎄보-C는 220V용 콘센트에 꽂으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때문에 생산에 차질을 빚었던 중국 생산공장은 다음달이면 정상 가동이 가능할 전망이다. 박 대표는 "최근 중국에 파견한 직원들이 14일간 자가격리가 끝나면 현지 공장에서 차량을 검사 및 인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캠시스 직원은 국내로 복귀했다가 최근 다시 파견됐다. 박영태 대표는 쌍용차 출신으로 2012년 캠시스 대표에 취임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회사 정관 사업목적에 자동차 방문판매 등을 포함했다. 전기차 판매 본격화 대비 차원이다. 캠시스의 올해 매출 전망치는 전년비 최대 35% 성장한 8000억~9000억원이다. 당초 9000억~1조원 규모로 예상했지만 코로나19로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되면서 하향 조정했다. 회사 매출에서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이 차지하는 비중은 98%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