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웅 삼성SDI 부사장 “ESS 화재 논란, 산업 발전 과정”

충전 잔량 70% 유지 공문도 발송

2018-10-11     이수환 기자 | shulee@bestwatersport.com
정세웅
정세웅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장(부사장)이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에 대해 “정부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화재는) 산업이 발전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18’ 기조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ESS 화재는 올해만 9건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삼성SDI는 잠정적으로 ESS 충전 잔량을 70% 이내로 유지해달라는 공문을 고객사에게 보내기까지 했다. 지난 2분기 중대형전지부문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삼성SDI에게 ESS는 수익성 확대를 위한 아이템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2016년부터 시작된 정부 차원의 보조금 지급으로 지난해 4분기 셀(Cell) 원가 기준으로 흑자전환을 기록했을 정도다. 내년까지 강한 수요를 예상하며 일본, 유럽, 호주 등 가정용 시장의 공략도 서두르는 모양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ESS 시장은 2017년 4.1기가와트아워(GWh)에서 오는 2020년 15.9GWh로 3년간 연평균(단순 성장률 기준) 58%가량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삼성SDI는 중국, 미국에서 연달아 ESS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연말 전기차(EV) 배터리 수주와 신흥 시장에 대한 질문에는 “고객사에 대해 언급할 수 없는 게 회사 방침”이라면서도 “인도 EV 시장에 대해 듣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수주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주로 유럽 쪽이고 미국은 (물량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흑자전환을 기록한 중대형전지부문 성과에 대해서는 코발트와 같은 원자재 가격의 하락이 일부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흑자전환은) 코발트 가격이 하락한 것도 일부 영향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2015년부터 올해 3월까지 3배(30달러대~90달러대) 넘게 폭등한 코발트 가격은 9월 말 기준으로 ㎏당 60달러대로 내림세에 접어들었다. 이날 정 부사장은 ‘e모빌리티 시대의 도래와 배터리 업계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한국 배터리 업계가 시대를 선도하는 데 필요한 극복 과제와 나아갈 방향을 소개했다. 정 부사장은 “EV가 내연기관 자동차와 경쟁하려면 경제성, 안정성, 편의성, 주행거리 개선이 필수적이다”라며 “현재 4% 수준인 EV 비중은 2025년 16%로 올라가고, 이에 따라 EV 배터리 시장도 1240억달러로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배터리의 제품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인은 부품·소재, 생산성 향상, 품질”이라며 “설비 및 공정혁신을 통한 부품과 설비는 솔직히 배터리 업계가 소홀했으며 다가올 e모빌리티 시대를 위해서는 업계과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