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내재화율 50%로 높인다

자회사·합작사 활용 헝가리 공장 증설 대비

2020-04-01     이수환 기자
전기차
삼성SDI가 배터리 핵심소재 가운데 하나인 양극재 대외 의존도를 낮춘다. 유미코아, 엘앤에프 등 기존 양극재 협력사 비중은 갈수록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전기차(EV) 배터리 양극재 내재화율을 현재 20%대에서 오는 2023년까지 50%까지 높일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이를 위해 김우찬 중대형전지 사업부 ESS사업팀장(전무)을 최근 양극재 자회사 에스티엠(STM)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에스티엠은 2011년 삼성정밀화학과 일본 토다공업이 설립한 회사다. 지금은 삼성SDI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삼성SDI가 양극재 내재화율을 높이려는 이유는 원가절감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에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배터리를 공급하려면 수직계열화가 필수라고 여겨진다. 현재 증설하고 있는 헝가리 괴드 2공장 가동 수요에 대비한다는 이유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소형 배터리용 양극재는 이미 내재화율이 50% 이상"이라며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아 내재화율이 낮았는데 기본적으로 절반은 자체 생산해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최근 에코프로비엠과 합작사(에코프로이엠)를 만들기로 했다. 양극재 내재화율을 높이기 위함이다. 에스티엠만 가지고는 충분한 물량 확보가 어렵다. 삼성SDI는 그간 에스티엠을 통해 내재화 확대를 시도했다. 그러나 높은 운용 비용으로 캐파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에코프로비엠 모회사인 에코프로는 2005년 삼성SDI, 제일모직과 함께 양극재 개발을 함께 진행한 업체다. 이후 제일모직으로부터 양극재 사업을 인수했다.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은 삼성SDI를 '큰집'으로 부르며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최근 에스티엠의 행보에 대한 해석은 분분할 수 밖에 없다. 에스티엠은 지난 2월 연산 2400톤 규모 양극재 프리커서(전구체) 생산라인을 코스모신소재에 매각하는 구조조정을 했다. 양극재 내재화를 확대한다면, 언뜻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 기술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뜻"이라면서 "에스티엠은 향후 소성(열로 서로 다른 물질을 섞는 작업) 라인을 마련하고 전구체를 외부에서 공급받아 양극재 생산을 높이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계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구체는 에코프로 계열사를 통해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극재는 배터리 4대 원재료(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가운데 하나다. 삼성SDI 헝가리 공장 투자는 2030년까지 이어진다. 중장기 목표는 1공장과 2공장을 모두 더해 2030년까지 월 1800만셀이다. 1공장이 월 600만셀, 2공장은 월 1200만셀이다. 총 투자액은 1조2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