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매출 2년 연속 두 배 '급성장'
서산 공장 가동률 증가 덕분
2020-04-06 이수환 기자
SK이노베이션 전기차(EV) 배터리 매출이 2년 연속 두 배 성장했다. 지난 2018년 서산 배터리 공장 증설과 빠르게 높아진 가동률 덕분으로 풀이된다. 올해 중국, 헝가리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배터리 생산이 이뤄지면 급격한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
6일 SK이노베이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산 공장 매출은 6903억원으로 2018년 3316억원과 비교해 약 2배 가까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평균 가동률은 85.9%에서 97.8%로 풀 캐파(CAPA) 생산에 거의 도달했다. 이곳은 추가 증설 계획이 없다. 올해 중국 창저우, 헝가리 코마롬 공장 가동이 원활히 이뤄져야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매출이 지속 성장할 수 있다.
서산 공장은 연간 생산 능력이 4.7기가와트시(GWh)다. 이를 바탕으로 1GWh당 매출은 약 1468억원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생산능력을 현재 19.7GWh에서 60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연내 추가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미국 조지아 2공장 등을 더하면 2025년까지 100GWh가 목표다. 이론적으로 매출 15조원 이상이 가능하다.
추가 매출 확대는 수주 현황에 달렸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코마롬 2공장 법인(SK Battery Manufacturing)과 미국 조지아 법인(SK Battery America, Inc), 중국 배터리 법인(Blue Sky United Energy Co., Ltd.)을 신설했다. 특히 중국은 EVE에너지와 합작사를 만들 계획이다. 중국 장쑤성 옌청에는 핵심 고객사인 기아자동차를 위한 별도의 투자도 이뤄지고 있다. 최근 현대차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되는 등 수주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다만 흑자 전환 시기는 다소 미뤄질 수 있다. LG화학과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으로 상당한 비용 지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2019년 기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은 누적 적자가 7000~8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당초 올해 흑자 전환을 기대했다. '선수주 후증설'에 발맞춰 공장을 확대했으나, 소송 합의를 위한 배상금으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 사업 지속성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SK이노베이션은 향후 2~3년 동안 진행될 증설과 수주 활동으로 배터리 사업에 대한 기업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고 계산했다. LG화학과의 소송으로 배터리 사업에 지장을 입으면 기업가치 기여 차원에서 조직 구조조정 등의 전략적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