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협력사 티에스아이, 경쟁사 기술 훔쳤나…코스닥 진입 '암초'

믹싱 장비 핵심설계 유출 의혹

2020-04-09     이수환 기자
삼성SDI 주 거래처인 배터리 장비 업체 티에스아이(TSI)가 경쟁사로부터 기술유출 관련 소송을 당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티에스아이는 현재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다툼이 이전 상장에 부정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티에스아이에 소송을 건 상대방은 삼성SDI의 또 다른 협력사인 제일기공이다. 이 회사는  배터리 소재를 섞어주는 믹싱 장비 핵심설계가 유출됐다며 소송을 걸었다. 현재 본소송이 진행 중이다. 앞서 장비 공급 중단에 대한 가처분 소송에선 제일기공이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재판부는 제일기공의 믹싱 장비 설계 저작권을 티에스아이가 침해해 부정경쟁방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냈다. 삼성SDI는 이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티에스아이 믹싱 장비를 더 이상 공급 받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믹싱 장비 조달처에서 티에스아이를 배제하기로 한 셈이다. 다만 믹싱 장비 앞뒤에 사용하는 배터리 재료 저장과 이송용 장비 등은 대상이 아니다. 코넥스 상장사인 티에스아이는 지난 달 26일 거래소에 코스닥 이전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184만7000주를 공모할 계획으로 상장예정주식수는 926만7115주다. 상장주관 업무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소송 상황에 따라 7월로 예정된 IPO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믹싱 장비는 배터리 믹싱 공정의 핵심이다. 해당 공정에서 가장 가격이 높은 장비다. 재료 저장이나 이송용 장비만 가지고 삼성SDI와 같은 큰 고객사에 어필하기가 쉽지 않다. 티에스아이 측은 이와 관련해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회사 관계자는 "영업비밀침해중지, 저작권 침해, 부정경쟁행위 등으로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것만 밝힐 수 있다"면서 "소송은 진행 중이고 구체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믹싱은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전극 공정 가장 앞단에 위치한다. 활물질, 도전재, 결착재, 용매를 일정 비율로 섞어 슬러리를 만든다. 이 과정에 라인 1개를 기준으로 보통 12시간이 걸린다. 최근 전기차(EV) 배터리 증설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2000리터급 대용량 장비가 선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