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4월 스마트폰 생산량 목표 1000만대 초반으로 급감

재고 물량 증가에 인도·브라질 공장 가동 중단 여파

2020-04-13     이기종 기자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이달 스마트폰 생산량 목표를 1000만대 초반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월 평균 생산량 2500만대의 절반 수준 밖에 안되는 물량이다. 13일 부품 업계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이달 스마트폰 생산량 목표를 1000만대 초반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한해 3억대, 월 평균 2500만대 스마트폰을 생산한다. 한 관계자는 "3월까지 생산된 스마트폰 재고 물량이 많고 코로나19로 인도와 브라질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며 "물류 차질이 있는 지역도 많아 제품을 생산해도 보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 생산 비중이 가장 큰 베트남 공장 등에서 제품을 만들어도 판매가 쉽지 않은 상황이란 의미다.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1분기(1~3월)에 스마트폰을 집중 생산하고 재고를 확보한다"며 "4월 이후는 시장 수요에 따라 주 단위로 부품 발주를 하기 때문에 4월 생산량은 아주 시장 상황이 좋은 경우가 아니면 1분기 월별 생산량보다는 적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현재는 갤럭시S20 시리즈 등 스마트폰 재고가 매우 많기 때문에 4월 생산량은 (예년 수준 대비)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일부 스마트폰 소재 및 부품을 조달하고 완제품은 베트남과 인도 등에서 조립한다. 그간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차질이 경쟁사보다 작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으로 시장이 위축되고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해 4월 생산량 목표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반면 지난 2월부터 중국 생산시설 가동에 큰 차질을 빚었던 애플과 화웨이 등은 최근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폭스콘은 중국 공장 직원 100만명을 위해 마스크를 하루 200만개씩 생산하는 등 공장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도 자국 생산자개발생산(ODM) 업체를 독려해 제품 생산을 늘리고 있다. 이들 업체는 공장 정상 가동을 대비해 자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시기에도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부품을 일본 무라타 등에서 꾸준히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의 정상 가동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지만 삼성전자도 해외 공장 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면 오히려 쫓기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정상적인 스마트폰 생산 시점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결정될 전망이다. 앞선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인도와 브라질 공장을 다음달부터 정상 가동하고 생산량도 늘릴(램프업) 계획"이라면서도 "이것도 5월 이후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인도 정부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발령한 국가 봉쇄령을 이달 30일까지로 2주 추가 연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의 코로나19 확진자도 증가 추세다. 국내 부품 협력사는 2분기 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한 관계자는 "삼성 스마트폰 부품 협력사는 1~2분기 부품 발주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2분기는 저점을 예상한다"며 "현 상황에서 부품 발주가 늘면 그것이 더 이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분기부터 부품 수주량이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시장조사업체 등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세계 스마트폰 업체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비 10% 이상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