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낸드 컨트롤러 스타트업 파두, 애플 클라우드 공급 노크
성공 사례 만들면 잭팟
2020-04-16 신해현 기자
토종 반도체 스타트업 파두(Fadu)가 애플과의 공급 계약을 따내기 위해 품질인증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파두는 애플의 자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낸드 스토리지용 컨트롤러 공급을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를 성공 사례로 만들면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세계 굴지의 클라우드 회사도 고객사로 끌어들일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전문가는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 바이러스 영향으로 인증 과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 변수다.
2015년 7월 설립된 파두는 반도체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fabless) 업체다. 파두는 설립 후 시드 투자로 SK그룹 등으로부터 80억원 자금을 유치했다. 2017년 말 시리즈A로 산업은행,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36억원을 투자받았다. 2018년 말 시리즈B 당시엔 투자 자문사 레버런트파트너스가 파두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2018년 시리즈B까지 파두가 유치한 총 자금은 416억원에 달한다. 시드투자 당시 투자업계서 600억원으로 평가받았던 파두의 시장 가치는 작년 하반기 기준 3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파두는 올해 초 이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추가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파두는 매출 실적이 없다. 작년 영업손실은 162억원에 육박했다. 2017년과 2018년에도 각각 61억원, 100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파두는 현재 총 인원이 90여 명에 달할 정도로 외형이 커졌다. 최근 공개된 파두의 외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보유한 현금은 작년 초 217억원에서 작년 말 31억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올해 초 추가 투자를 받아 실탄을 마련했지만, 애플과의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하면 추후 자금 부족에 시달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파두의 최대주주는 이지효·남이현 공동대표로 각각 27.63%(37만3020주), 20.66%(27만8855주) 지분을 쥐고 있다. 이지효 대표는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 출신이며 공동대표인 남이현 박사는 SK텔레콤에서 반도체 컨트롤러 기술을 개발하던 이 분야 전문가다. 최태원 SK 회장 사위가 근무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 업계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