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보조금 뿌리며 키우는 '동박'…공급과잉 우려
신규 업체 대거 진출
프리미엄 제품 생산량도 확대
2020-04-22 이수환 기자
중국발 동박(얇은 구리 박)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의 보조금 지급으로 신규 업체가 많이 늘어났다. 기존 업체는 꾸준히 증설을 추진 중이다. 6마이크로미터(㎛) 두께의 프리미엄 제품 생산량도 확대되면서 국내 업체와 기술 차이도 좁혀졌다.
21일 중국대륙전자동박협회(CCFA)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동박 생산량은 60만톤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과 비교해 15만톤 가량 높아졌다. 업체 숫자는 2015년 10개에서 30여개로 늘어났다. 올해 리튬이온 배터리용 동박 수요량은 12만톤 내외로 추정된다. 인쇄회로기판(PCB)을 비롯해 스마트폰과 전자 기기용을 고려해도 공급이 수요를 크게 앞서는 상황이다.
전기차 배터리용 글로벌 동박 시장 규모는 2025년 152만톤으로 2018년 9만톤 대비 17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국이 급속히 동박 생산량을 늘리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프리미엄 제품으로 분류되는 6㎛ 동박 생산도 확대 추세다. 2017년 불과 3곳의 업체만 제품 생산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10여개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가원과기는 최근 10억1000만위안(약 1750억원)을 투자해 연산 1만5000톤의 6㎛ 동박 생산한다고 밝혔다. 누오더투자, 차오화커지, 차오화커지도 6㎛ 동박을 생산할 수 있다.
2018년 공업정보화부(공신부)가 '중점 신소재에 대한 첫 보조금 시범 사업'을 시작하면서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동박 등 배터리 핵심소재 업계에 보조금을 지급했다. 지난해에만 89개 업체가 혜택을 받았다. 중국 동박 업계가 급속히 성장한 배경이다. 2015년 이전까지만 해도 전기차(EV)용 동박은 제대로 생산하지 못했으나 이후에는 10㎛, 8㎛ 제품 개발에 성공하며 국내 업체와의 기술 격차를 줄였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는 최근 6㎛ 제품 수요가 늘어났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거리가 300Km 이상인 2세대 전기차 판매가 이뤄지면서 프리미엄 동박 공급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동박이 얇아지면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서 경량화가 가능하다. 테슬라 모델S에 들어가는 동박은 30Kg에 달한다. 두께를 20% 줄이면 6Kg의 경량화 효과가 나타난다.
동박은 배터리 음극의 집전체로 쓰이는 재료다. 배터리 생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6%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