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업황에 희비 엇갈린 팹리스 업계
하반기 전망은 부정적
코로나19에도 국내 팹리스 업계가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중국 세트 업계의 많은 주문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분기 전방산업 업황 부진과 미중 무역분쟁 등의 불확실성이 늘어나면서 향후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팹리스 사업을 벌이는 LG그룹 계열사인 실리콘웍스는 올해 1분기에 매출 2126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8%, 영업이익은 562.9% 급증했다.
이에 대해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향 LCD TV용 비메모리 반도체 판매 호조로 대형 디지털 IC(Integrated-Circuit)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1% 증가했다"며 "중국 패널 고객사 다변화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1·2위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와 차이나스타(CSOT)는 실리콘웍스의 주요 고객사다.
아이에이도 중국 시장의 영향으로 1분기 실적을 선방했다. 올해 1분기 매출 146억원, 영업이익 2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334.1% 증가했다. 중국 '아이에이전력전자유한공사'에서 받은 기술 개발 용역료 영향이 컸다.
동운아나텍도 중국 덕을 톡톡히 봤다.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부터 중국 화웨이에 손 떨림 보정(OIS)용 드라이버 구동칩(IC)을 메인 벤더로 납품하고 있다.
반면 맥을 못 춘 팹리스 기업들도 있다. 자동차용 팹리스 전문 회사인 텔레칩스는 지난 1분기 2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26.5% 악화됐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중국 공장이 셧다운돼 (텔레칩스의) 자동차향 매출이 19.9%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피델릭스, 티엘아이 등 다른 팹리스 기업들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처럼 1분기 실적이 안 좋았던 기업들은 2분기의 전망도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여파에 글로벌 공급망·판매망 정상화가 늦춰져서다.
텔레칩스 관계자는 21일 "현대·기아차에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다보니, 최근 중국 와이어링 하니스 공장 셧다운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면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며 "2분기도 어렵겠지만 특히 하반기에 다시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피델릭스 관계자는 이날 "지난해 12월부터 중국에서 메모리 관련 고정가와 변동가가 올라 현지 상황은 나쁘지 않다"면서도 "다른 지역(북미 일부 지역,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에서 현재 공장 가동, 물류, 영업 등이 막혀있다. 앞으로 실적 개선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