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 대신 니켈' 전기차 핵심소재 원료 판도 바뀐다
中최대 코발트 업체 니켈 사업에 투자
배터리 핵심소재 니켈 함량 확대
2021-06-15 이수환 기자
"니켈을 확보하라"
중국 최대 코발트 업체인 화유코발트는 지난달 62억5000만위안(약 1조원) 규모의 비공개 신주를 발행했다. 콩코 코발트 광산을 매각하고 인도네시아 니켈 채굴에 투자하기로 했다. 국내 중견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도 호주 광산 업체 블랙스톤미네럴스와 함께 베트남에서 진행되는 니켈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확보를 위한 선행 투자로 풀이된다.
15일 국내외 배터리 핵심소재 업계가 니켈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배터리 셀 업체가 코발트 대신 니켈을 사용한 양극재 적용을 원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물론 파나소닉, 도시바, CATL, BYD, S볼트 등 중국과 일본 업체들도 하이니켈(니켈 함량 60% 이상) 제품 개발을 내세운 상태다
코발트와 니켈은 전기차(EV)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의 주원료다. 특히 니켈은 에너지 밀도를 높여 전기차 1회 충전시 주행거리를 높여준다. 지난 몇 년 동안 코발트 가격이 급등했고 채굴·생산 과정에서 어린이 노동과 같은 인권 유린과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니켈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BMW, 포드 등 완성차 업체가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동원해 코발트 생산 과정의 투명성 확보에 나선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양극재 업체들도 코발트 함량 줄이기에 나섰다. 올해부턴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 LG화학, 코스모신소재 등 국내 양극재 업체들이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공급을 시작한다.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니켈 함량을 80% 이상으로 높이고 소량의 알루미늄을 더했다. 에너지 밀도가 높아질수록 불안정해지는 니켈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코발트를 덜 사용한다. 원재료 가격 상황에 따른 위험을 줄여준다.
하이니켈 양극재 양산이 본격화되면서 배터리 업계도 관련 배터리 생산에 들어갔다. LG화학은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NCM712(니켈·코발트·망간 비율 7:1:2)를 사용한 배터리 양산을 본격화했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서산과 중국 창저우 공장에서 NCM811(니켈·코발트·망간 비중 8:1:1) 배터리를 만든다. 삼성SDI의 경우 헝가리 괴드 공장에서 니켈 함량이 90% 이상인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을 적용할 계획이다.
일부 중국 업체들은 코발트를 아예 쓰지 않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내세우고 있다. 삼원계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나 낮고 무게가 더 무겁지만 원가 측면에선 유리하다. CATL이 중국향 테슬라 모델3 적용에 성공했다. BYD는 포드, 재규어랜드로버와 협상 중으로 전해졌다.
NCM은 주로 전기차 양극재로 쓰인다. 2015년 6만451톤에 그쳤으나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시장규모가 커졌다. 2016년 이후 매년 130~170% 성장률을 나타냈다. NCM 가운데서는 니켈 함량이 높은 하이니켈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2017년 NCM622가 10.9%(1만2759톤), NCM811이 2%(2320톤) 수준이었다. 2018년은 NCM622와 NCM811이 각각 24.8%(5만626톤), 5.3%(1만837톤)으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