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빈그룹, 올해 스마트폰 100만대 자체개발... 국내 업체도 부품 공급
베트남 빈스마트, V740 등 스마트폰 2개 모델 개발 진행
개발인력 상당수 한국인...국내 부품업체도 공급망 포함
2020-06-30 이기종 기자
'베트남의 삼성' 빈 그룹이 올해 스마트폰을 약 100만대 자체 개발한다. 베트남에 있는 한국 부품업체도 공급망에 포함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빈 그룹의 빈스마트(VinSmart)가 올해 스마트폰을 약 100만대 자체 개발해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빈스마트는 올해 출시를 목표로 V740 등 두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2018년 12월 스마트폰 사업에 진출한 빈스마트는 이제껏 스마트폰을 중국 생산자개발생산(ODM) 업체를 통해 제작하고 일부 제품 최종 조립만 맡았다.
이번에 빈스마트는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시장 입지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정부와 빈 그룹 차원에서 직접 제작한 스마트폰을 출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부품 기술력을 확보하고 자국민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
하반기에는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을 월 10만~15만대씩 생산할 계획이다. 연말까지 100만대를 기대할 수 있다. 빈스마트 개발진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출신 인력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개발은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스마트폰 부품을 납품하는 국내 협력사 일부도 빈스마트 공급망에 포함됐다. 카메라 모듈 업체A, 글래스 업체B 등이 대표적이다.
제품 가격대는 100~150달러(약 12만~18만원) 내외로 기존 빈스마트 스마트폰과 비슷하다. 삼성전자의 저가 스마트폰 갤럭시M 시리즈와 시장이 겹친다.
빈스마트는 향후 스마트폰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베트남 하노이 호아락 하이테크파크에 있는 빈스마트 제조기지 1단계 생산능력은 연 2600만대다. 최종 완공하면 생산능력은 연 1억2500만대까지 늘어난다. 빈스마트는 2018년 12월 이후 15개월간 스마트폰 모델을 12개 출시했다.
시장 점유율도 증가세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지난 3월 빈스마트의 베트남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오프라인)은 16.7%로 3위였다. 지난해 4월 6.2%보다 껑충 뛰었다. 이 시장 1위 삼성전자 점유율은 지난해 4월 50.9%에서 지난 3월 30.1%로 2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스마트폰 출하량은 1640만대다. 빈스마트 점유율은 6.4%였다.
국내 협력사는 당장 빈스마트 공급 물량보다는 향후 성장 가능성, 그리고 베트남 내 빈 그룹 영향력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 빈스마트의 스마트폰 사업이 안착하면 안정적인 부품 물량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 빈스마트의 스마트폰 사업이 흐지부지되더라도 빈 그룹이 여러 분야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어 빈스마트 납품은 빈 그룹 내 다른 사업 진출 교두보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