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계 IPO 열풍
SK이노 소재 자회사 상장
장비사들 기업공개 이어져
2020-07-02 이수환 기자
배터리 업계가 기업공개(IPO)에 한창이다. 코로나19로 제조업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전기차(EV)를 중심으로 친환경·경기부양책의 일환인 그린뉴딜이 추진되면서 나타난 결과다.
2일 올해 배터리 업계 IPO에 출사표를 던진 기업은 SK이노베이션 소재 자회사인 에스케이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비롯해 LS EV 코리아, 티에스아이, 에이프로, 윤성에프앤씨, 엔켐 등 6개사로 조사됐다. 6개월여 만에 지난해 5개사(천보, 에코프로비엠, 아이티엠반도체, 코윈테크, 에이에프더블류)를 넘어섰다. IPO를 고민하는 일부 장비사를 더하면 연말까지 업체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최대어는 SKIET다. 배터리 4대 핵심소재(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가운데 하나인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시장서 SK이노베이션이라는 확실한 고객을 확보한 것이 강점이다. 중국 창저우, 폴란드 실롱스크에 증설이 예정돼 있다. 이들 공장이 완공되면 분리막 생산량은 연산 5억3000만㎡에서12억1000만㎡으로 대폭 늘어난다.
LS EV 코리아는 LS전선 자회사다. 폭스바겐, 볼보 등 완성차 업체와 LG화학 등 배터리 업체에 전기차용 와이어링 하니스와 배터리팩 부품,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부품을 공급한다. 당초 3월 상장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로 미뤄졌다. 하반기 상장 재추진이 이뤄진다.
티에스아이, 에이프로, 윤성에프앤씨는 장비 업체다. 이 가운데 티에스아이, 윤성에프앤씨는 활물질, 도전재, 결착재, 용매를 일정 비율로 섞어 슬러리를 만드는 믹싱 장비 업체다. 양극재, 음극재를 만드는 기초 공정에 쓰인다. 티에스아이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의 이전 상장이다. 윤성에프앤씨는 코스닥 상장이 목표다.
에이프로는 충·방전을 반복해 배터리 활성화(Formation)를 하는 후공정 장비 업체다. 파우치형 배터리에 최적화된 장비를 잘 만든다. LG화학이 최대 고객사다. 다른 후공정 장비사인 피앤이솔루션과 갑진이 전기차 배터리 호황에 발맞춰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높다.
엔켐은 전해질 업체로 천보, 솔브레인, 동화기업(파나스이텍)이 주요 경쟁사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이 주고객사로 미국 조지아에도 공장을 짓고 있다. 중국, 폴란드에 이어 세 번째 해외 거점이다.
배터리 업계 IPO가 활발하지만 그만큼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분리막은 중국발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일부 배터리 장비사들의 특정 고객사 비중이 높다는 점도 지적된다. 티에스아이의 경우 경쟁사와의 기술유출 소송으로 대표이사가 개인 변제를 하겠다는 확약서를 거래소에 제출하기도 했다. 엔켐은 2대 주주인 천보와의 갈등으로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