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 미래차 협력

2개월 만에 두 번째 만남

2021-07-21     이수환 기자
현대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현대차그룹 남영연구소를 방문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만나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5월 13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은 이후 2개월 만에 이뤄진 두 번째 만남이다. 이날 방문에는 이 부회장 외에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장 사장이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에선 서보신 현대·기아차 상품담당 사장, 박동일 연구개발기획조정담당 부사장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차세대 친환경차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로보틱스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성장 영역 제품과 기술에 대한 설명을 듣고 관심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자율주행차와 수소전기차도 시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하만을 인수하며 전장부품 티어1(1차 협력사)이 됐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을 통해 전장부품 사업을 진행했지만 티어1은 아니었다. 2차, 3차 협력사였다. 그동안 삼성그룹은 현대차그룹과 다소 불편한 관계였다. 1990년대 삼성그룹이 완성차 사업에 진출하며 양사 관계가 소원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하자 현대차그룹은 JBL, 마크레빈슨 등 그동안 하만 산하 브랜드 대신 보스, 크렐 등 경쟁사를 선택했다. 전기차(EV) 배터리도 상황이 다르지 않았다. 현대차는 LG화학, 기아차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주로 썼다. 삼성SDI 배터리는 사용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여러 재계 모임을 통해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5월에 있었던 첫 단독 회동에 이어 2개월 만에 두 번째 만남이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선대의 악연을 뒤로 하고 양사가 새로운 관계 정립에 나섰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삼성전자는 자동차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비롯해 CMOS 이미지센서(CIS) 공급이 가능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우디 전기차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공급했다. 삼성SDI는 BMW, 폭스바겐 등에 배터리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 사이의 문제는 총수가 매듭을 풀어야 진행될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