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LG화학에 "탄소 배출량 자료 공개하라"

배터리 납품전 공정 대상

2020-07-27     이수환 기자
테슬라가 LG화학에 배터리 생산과 관련된 이산화탄소 배출량 자료 일체를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EV)가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친환경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테슬라는 LG화학에 '지속 가능한 생산'을 언급하며 배터리 납품전까지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 공유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외에서 제기된 전기차 주행뿐 아니라 배터리 생산과 충전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내연기관차와 큰 차이가 없다는 주장을 불식시키기 위함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요구한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RE100(Renewable Energy 100)과 같이 재생에너지만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넘어서 원부자재에 투입되는 탄소 배출량 확인이 이뤄져야 한다. 협력사는 물론 원자재 업체가 내뿜는 탄소 배출량도 살펴야 한다. 우선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기초 단계의 탄소 배출량을 확인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 업체들은 친환경 지속 가능성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며 "전기차는 결국 친환경적이라 타는 것인데, 테슬라 입장에서 생산 공정에서 탄소 배출량이나 탄소 발자국이 크게 발생하면 마케팅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노스볼트가 스웨덴에 공장을 지은 이유도 탄소 배출량과 관계가 깊다. 노스볼트는 협력사들에 스웨덴에 배터리 공장을 지은 것이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 친환경 이슈가 불거지면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고 판단한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탄소 배출량이 전기차 판매 마케팅 차원에서 가격과 함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원자재 업체들에 협조 요청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며 "탄소 배출량 요구를 본격화하기 전에 업계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테슬라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 난징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대상이었다가 최근 공급량 확대 요청을 받았다. 국내 오창 공장 원통형 배터리 생산 라인을 테슬라향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