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규 이통 라쿠텐, 기술 선정 갈팡질팡…국내 KMW 등 장비 공급 지연
다음달 예정 5G 상용화, 또 밀릴수도
2020-08-12 이종준 기자
일본 신규 이동통신업체 라쿠텐(Rakuten, 楽天)모바일이 통신망 세부 기술 확정에 갈팡질팡 하는 등 망 구축에 속도를 내지 못해 케이엠더블유(KMW) 등을 비롯한 국내 통신 장비업체의 장비 공급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12일 전해졌다. 올해초 KMW는 890억원 상당 라쿠텐모바일 공급용 4세대(4G) 기지국 장비 공급계약을 맺은 바 있다.
라쿠텐모바일은 다음달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지난 5월 라쿠텐모바일은 당초 올해 6월로 계획했던 5G 상용화를 “글로벌 공급망이 코로나19 영향을 받았다”는 이유로 3개월 연기한 바 있다.
전세계적 코로나19 유행 기조에서 상대적으로 잠잠하던 일본내 확진자 수는 지난달부터 급증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7일 확진자 수는 1605명으로 집계돼 최다 확진자수를 갱신했다. 11일 누적 확진자 수가 5만명을 넘겼다. 같은날 우리나라의 누적 확진자수는 1만4660명이며 신규 확진자 34명이 발생했다.
라쿠텐모바일은 일본내 코로나19 유행 이전부터 기술 선정 관련 의사결정이 신속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장비업계 고위 관계자는 “라쿠텐모바일은 인도 출신 엔지니어가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구조”라며 “하지만 일본 현지 직원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라쿠텐모바일의 통신망 구축에 인도 1위 이동통신업체 릴라이언스지오 측이 기술 지원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일본 정부로부터 4번째 이동통신업체(MNO:Mobile Network Operator)로 허가받은 라쿠텐은 기존에 운영하던 통신망이 없어 새로 통신망을 구축하고 있다.
라쿠텐 그룹의 주요 사업은 그동안 전자상거래 기반이었다. MNO사업에 진출하기 전 라쿠텐은 일본 1위 이동통신업체 NTT도코모의 망을 빌려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뜰폰사업(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을 했었다.
국내 통신장비업체 KMW는 올해 3월 라쿠텐모바일 공급용 4G 기지국 장비 계약을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890억원으로 계약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일본내 코로나19 유행과 기술 선정 과정에서의 의사소통 어려움 등으로 라쿠텐모바일의 통신망 구축이 늦어지면서 KMW의 장비 공급도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쿠텐모바일은 지난해 국내 씨에스(CS)와 지에스(GS)인스텍을 4G 광중계기 공급업체로 선정한 이후 아직 본물량 공급 계약을 맺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계기는 기지국에서 나오는 무선신호를 음영지역에서 증폭·발산해 커버리지를 넓히는 역할을 한다. 기지국 설치 이후에 중계기를 까는게 통상적인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