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에 신공법 선별 적용
레이저·프레스 동시 활용
2020-08-31 이수환 기자
삼성SDI가 차세대 '젠(Gen)5' 전기차(EV) 배터리 생산에 레이저와 프레스 노칭(Notching) 공법을 선별 적용한다. 라인에 따라 다양한 용량의 배터리 생산을 염두에 둔 결과로 풀이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 공장에서 주로 만들 젠5 배터리 생산 라인에 레이저와 프레스 노칭을 모두 활용할 방침이다. 용량·모델에 따라 가장 적합한 생산 공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다. 라인에 따라 노칭, 레이저가 따로 쓰인다.
노칭은 배터리 소재의 양극과 음극 탭(Tab)을 만들기 위한 공정이다. 알루미늄박, 동박을 각각 양극과 음극에 코팅시키는 극판 공정 다음에 위치한다. 노칭 공정은 배터리 소재를 적절한 모양으로 잘라준다. 이때 칼날 모양의 금형을 쓰면 프레스, 레이저를 적용하면 레이저 노칭이다.
구체적으로 어느 라인에 프레스, 레이저 노칭이 쓰일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젠5 배터리는 양극재, 분리막, 음극재 등이 돌돌 말린 젤리롤(Jelly roll) 대신 배터리 소재가 층층이 쌓이는 스태킹과 같은 신공법이 쓰인다. 기술 안정화가 이뤄진 프레스 노칭이 우선 적용될 전망이다. 스태킹 공법에 적합한 레이저 노칭 기술은 아직 개발 중이다. 당분간 전통적인 프레스 노칭이 필요하다.
레이저 노칭은 프레스 노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양·음극 탭을 깔끔하게 자를 수 있다. 불량률이 낮아진다. 프레스 노칭과 달리 일정 시간 이후 금형을 바꿀 필요가 없다. 소모품이 들지 않아 유지비가 적다. 다만 프레스 노칭보다 속도가 느리고 장비 가격이 비싸다. 고가의 롤투롤(R2R:Roll to Roll) 설비와 적외선(IR) 파장의 파이버(Fiber) 레이저 소스를 써야 한다. 롤루롤과 레이저 소스 원가만 10억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와 필옵틱스가 협력해 레이저 노칭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며 "당분간 프레스 노칭을 사용하겠으나 레이저 노칭 기술의 장점이 분명하기 때문에 향후 생산 라인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스태킹 공정용 레이저 노칭 장비 개발이 끝나면 필옵틱스 배터리 장비 자회사인 필에너지 수혜가 예상된다. 필에너지는 올해 상반기에 레이저 노칭 장비 14대를 삼성SDI에 공급한 바 있다. 스태킹 공정 장비도 독점으로 공급한다. 올해 8월까지 삼성SDI에 공급할 배터리 장비 수주액이 800억원을 넘었다.
삼성SDI 헝가리 공장 투자는 2030년까지 이어진다. 중장기 목표는 1공장과 2공장을 모두 더해 2030년까지 월 1800만셀이다. 1공장이 월 600만셀, 2공장은 월 1200만셀로 잡았다. 총 투자액은 1조2000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