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통3사, 하반기도 여전한 '5G 투자 슬로우'

중계기·지하철 등 5G 커버리지 구축 속도 늦춰

2020-09-03     이종준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올 하반기 5세대(5G) 망 관련 투자 속도가 당초 계획보다 느린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지난달 종료예정이던 5G 중계기 납품 계약을 내년 3월까지로 6개월 연장했다. 작년 9월 에프알텍(139억원), 쏠리드(93억원), 기산텔레콤(77억원)과 맺은 5G 광중계기 계약이다. 쏠리드와 기산텔레콤은 지난달말 정정공시를 했다.  통신장비업계 관계자는 "KT가 5G 중계기 투자 속도를 계획보다 늦추고 있다"며 "원래는 8월말 납품을 끝내고 하반기 추가 계약이 나오는 일정이었다"고 말했다. "에프알텍도 물량이 정상 납품되지 않고 계약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에프알텍은 작년 9월 공시한 KT와의 광중계기 계약에 대해 정정공시하지 않은 상태다. 에프알텍은 지난 1일 KT와 5G 광중계기 관련 신규 계약을 공시했다. 27억원 상당 '5G 소출력 중계기' 계약이다. 지난달 27일 맺은 계약을 5일뒤에 공시했다. KT는 작년말 맺었던 5G 광중계기 계약(309억원)과 비교해, 10분의 1 규모로 5G 소출력 중계기를 발주했다. 통상의 경우처럼 물량을 업체 3곳으로 나누지 않고, 에프알텍이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계약종료일은 내년 7월말까지다. 전파기지국은 지난달 말 종료 예정이던 LG유플러스와의 수도권 지하철 5G 구축공사 계약종료일을 내년 중순으로 1년가량 연기했다. 지난달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첫 5G 품질평가 결과에서, LG유플러스는 이통3사 가운데 5G를 구축한 지하철역 수가 가장 적고, 가용률도 경쟁업체 대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7월 기준 5G 구축 대상 서울·수도권 지하철역 458곳 가운데 LG유플러스가 5G를 구축한 역은 100곳이었다. 같은기준 SK텔레콤과 KT의 5G 구축 지하철역 수는 158곳, 108곳이었다. 지하철에서 5G를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전파 신호세기의 비율인 가용률은 SK텔레콤과 KT가 79%를 기록했고 LG유플러스는 70%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상장기업의 공시를 통해 KT와 LG유플러스에 통신장비 납품 지연이 확인된다"며 "특별히 공시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SK텔레콤의 투자 속도 역시 이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SK텔레콤(자회사 SK브로드밴드 포함)·KT·LG유플러스는 3조4400억원을 설비투자에 썼다. 이통 3사 대표이사가 올해 초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합의해 추진하기로했던 상반기 투자 목표 4조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7월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을 위반한 SKT·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에 512억원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초 과징금 총액에서 역대 최고치인 45%를 깎아준 액수다. 이에 이통3사는 네트워크 장비 조기 투자 등 7100억원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