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나노텍 차량번호판 재귀반사필름 문제있나 없나
유튜브 '미디어오토', 미래나노텍 신형 반사필름 성능에 의문
국토부 "13만대 적용, 문제 없다"...미래나노텍 법적대응 예고
2020-09-04 이기종 기자
신형 차량번호판 재귀반사필름 성능을 놓고 광학필름업체 미래나노텍과 유명 유튜버 사이 공방이 시작됐다. 각각 법적 대응과 추가내용 공개를 예고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 채널 '장진택 미디어오토'는 지난달 마지막주 미래나노텍의 반사필름을 적용한 신형 차량번호판이 야간 환경에서 과속 단속 카메라에 잘 찍히지 않는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미디어오토는 바탕이 흰색 페인트인 기존 번호판, 바탕에 반사필름을 적용한 신형 번호판을 같은 차량에 차례로 달고 실험한 결과 신형 번호판 식별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미디어오토는 모 방송국 취재팀 실험 영상을 사용했다고 부연했다.
미디어오토는 "총 5개 업체에서 납품하는 카메라의 성능 차이·노후화 등으로 번호판 식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단서를 달면서도 ''새로운 번호판 얘기는 조만간 더욱 '뜨끔한' 영상을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미디어오토가 문제를 제기한 소재는 재귀반사(Retro-reflection)필름이다. 재귀반사란 광원에서 나온 빛이 물체 표면에서 반사돼 정면 광원으로 다시 돌아가는 반사를 말한다. 자동차 전조등이나 손전등에서 나온 빛이 재귀반사 소재를 만난 뒤 광원 방향으로 되돌아가면 광원 쪽에 있는 사람이 물체를 쉽게 알 수 있다. 쉽게 말하면 더 잘 보이게끔 만들어준다는 얘기다.
재귀반사필름은 국토교통부가 지난 7월부터 시행한 반사필름식 차량번호판에 적용했다. 국토부는 지난 6월 반사필름식 번호판이 야간 시인성 확보와 교통사고 감소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재귀반사필름을 국산화해서 가장 먼저 납품한 업체가 미래나노텍이다.
미래나노텍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미래나노텍은 미디어오토 영상에 나온 사진 등이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국토부와 경찰청 테스트에서 반사필름은 문제가 없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미래나노텍은 미디어오토에서 번호판 식별이 되지 않았다며 근거로 제시한 사진은 번호판 주변에 조명이 전혀 없는 등 왜곡됐다고 밝혔다. 미래나노텍은 또 미디어오토의 영상 제작에 경쟁사가 관여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반사필름을 적용한 신형 번호판은 인식 및 내구성 테스트를 차례로 진행했다"며 "지난해 9월 (미래나노텍 반사필름을 적용한) 차량번호판 인식률은 98.5%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극한 상황에서 번호판 식별이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날씨 등 외생 변수 영향도 있을 수 있다"며 "신형 차량번호판 재귀반사필름 기능에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도 반사필름식 번호판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신형 번호판은 반사필름 외에도 기존 번호판에 없는 국가상징문양(태극), 국가축약문자(KOR), 위변조방지 홀로그램 등을 추가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7~8월 두달간 13만대가 신형 재귀반사필름식 번호판을 택했다. 신차 기준 기존 페인트식 번호판과 신형 재귀반사필름식 번호판의 선택 비중은 각각 60%, 40%였다. 현재 또 다른 국내업체 리플로맥스도 재귀반사필름 양산을 준비 중이다. 에이치제이 역시 개발을 마쳤다.
해외 경쟁사인 3M은 국내에서 승용차에 앞서 전기차 차량번호판용 반사필름을 단독 납품했다. 전기차 번호판의 바탕은 파란색이다. 3M은 승용차용 반사필름 실험에서 사전 카메라테스트 등에는 미래나노텍 등과 참여했지만, 과속 카메라 및 민간 카메라 장비 업데이트용 샘플은 제공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3M에도 개발을 요청했지만 샘플을 납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