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기술①] 테슬라 톺아보기, 국내 파운드리 역량 활용해야

테슬라 핵심 칩 삼성 파운드리가 생산

2020-09-08     이나리 기자
"테슬라를 주축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급변하면서 자동차 서플라이 체인(공급망) 생태계가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국내에서도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개발이 필요하다"
홍성수
편집자 주 :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자동차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397억7000만달러(약 47조2000억원)에서 오는 2026년 660억달러로 연평균 7%의 고성장이 예상됩니다. 성장 동력은 'CASE'라 부르는 연결(Connectivity), 자율주행(Autonomous), 공유(Sharing), 전동화(Electrificatio)가 핵심입니다. 빠르게 변하고 있는 자동차 반도체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9월 3일 대한전자공학회, 한국자동차공학회, 한국통신학회가 공동으로 <미래자동차 기술 공동 워크숍>을 개최했습니다. 디일렉은 3회에 걸쳐 행사 내용을 소개합니다. 홍성수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미래자동차 기술 공동 워크숍>에 참석해 테슬라의 기술 소개와 함께 자동차 생태계 변화와 국내 시스템반도체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테슬라는 자동차 산업의 이단아, 테슬라의 전략 받아들이고 경쟁해야

테슬라는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민첩하게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업계에서는 테슬라의 기술이 제조적인 관점에서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제는 테슬라의 전략을 받아들이고 함께 경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테슬라의 첫 번째 전략, 그래픽처리장치(GPU) 역할을 하는 시스템온칩(SoC)을 독자 개발했다

자율주행 시장에서 테슬라의 첫번째 전략은 자율주행 컴퓨팅의 핵심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 기능의 SoC를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한 것이다. 테슬라는 개발 초창기에 모빌아이와 엔비디아의 칩을 사용하려고 했으나, 성능면에서 만족스럽지 않다고 판단해 최종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결국 테슬라는 2012년부터 자체적으로 SoC를 개발에 나섰다. 18개월만에 FSD(Full Self Driving)이라는 시스템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 그리고 2년간의 검증을 거친 후 2018년 7월부터 대량생산에 이르게 됐다. FSD 칩은 2019년 3월 출시된 테슬라 모델S와 모델X에 탑재됐으며 같은 해 4월부터 모델3에도 적용됐다. 테슬라의 FSD 칩은 삼성 파운드리에서 생산되고 있다.

- 테슬라는 CPU 2개 탑재하는 더블 유닛 방식으로 구현해서 사고를 예방한다

테슬라의 FSD 컴퓨터 보드에는 CPU 2개가 탑재된다. 이는 자동차 사고는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 더블 유닛으로 간다는 테슬라의 전략이다. 2개의 SoC는 센서로부터 취합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지와 판단 제어를 담당한다. 두 개의 인지판단 능력이 일치하다고 판단되면 차량 제어를 시작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만약 일치하지 않으면 폴백(Fallback)이란 기능으로 제어권을 운전자에게 넘긴다. 최신 기술인 FSD 컴퓨터(오토파일럿 하드웨어 3.0)에는 ARM 코어를 사용하고 1개의 GPU와 자체 개발한 2개의 신경망처리장치(NPU)가 들어갔다. 두 개의 NPU는 함께 약 72와트(W)의 전력을 소모한다. 업계에서 자율주행을 위해서 기대하는 소모전력은 30~50와트 정도다. 테슬라의 기술은 아직 완전한 자율주행 성능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테슬라의 차량은 자율주행 레벨 2.8 정도의 반자율주행차다.

- 테슬라의 두번째 전략, 독자적인 글로벌 무선통신망으로 자율주행망 구축한다

테슬라는 현재 스타링크(Starlink)라는 자체 인공위성망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테슬라가 보유한 스페이스엑스는 민간 인공위성 업체다. 과거에는 인공회성에서 쏘아올린 발사체를 재사용하기 어려웠는데, 이제 10번까지 재활용할수 있게 되면서 인공위성 발사 비용을 70% 절약하게 됐다. 테슬라는 작은 인공위성을 1만2000개 저고도 인공위성으로 쏘아올려 전세계에 통신 속도 1Gbps의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테슬라에 따르면 촘촘히 인공위성을 구축한 다음에 셀룰러 망이 없는 곳에서도 자율주행 망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올해 가을부터 캐나다와 미국에서 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 자동차 서플라이 체인(공급) 생태계가 소프트웨어 티어1 등장으로 변화됐다

자동차 업계는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에 의한 사용자의 감동 이란 트렌드로 고객의 가치가 급진적으로 변화됐다. 기존에는 자동차 OEM에게 자동차의 엔진제어장치(ECU)와 같은 모듈을 납품하는 티어1이 존재했다. 최근 소프트웨어 티어1이 등장했다. 이들은 소프트웨어를 티어1(1차 협력사)에게 공급하거나 직접 OEM에게 공급하고 있다. 새로운 자동차 공급 생태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반면 자동차 OEM 또한 독자적인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려고 한다. 이들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50, 60% 장악하고 싶어한다. 티어1 입장에서는 소프트웨어를 빼앗기면 생존이 어려워진다. 즉, 티어1 입장에서는 고객이 장악하고 싶은 것을 공급자가 뺏어야 하는 새로운 시장이다. 이것이 테슬라가 가속화시킨 자동차 생태계의 변화다.

- 테슬라가 가속화시킨 자율주행차 개발에 국내 기업도 준비해야 한다.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기술 개발 필요하다

자동차는 수익면에서 어려운 시장이다. CPU는 1년에 약 10억개가 판매된다. 1년간 자동차 평균 판매수는 7000만대 초반이다. 자동차는 스마트폰 시장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물량이 적은 산업이다. 또 자율주행 반도체는 우수한 성능 보여야 한다. ISO26262 인증 획득 등의 산업적 제약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도 어렵다. 단종된 차량 부품은 8년간 공급을 유지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도 자율주행 컴퓨터 시장에 뛰어들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시스템반도체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아직 우리나라는 시스템반도체 설계 능력과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정상급 파운드리 기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면 가능하다고 본다. 파운드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 한국, 대만 뿐이다. 혹자는 만들기 어려운 자동차 시스템 반도체를 굳이 왜 개발해야 하냐고 의문을 갖는다. 이에 대해 짜장면을 예를 들어 설명하고 싶다. 우리가 구매하는 것은 짜장면이다. 짜장면 그릇이 없다면 어떻게 짜장면을 먹을 수 있고, 가게은 어떻게 짜장면을 팔 수 있겠는가? 짜장면 그릇이 부가가치 창출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것이 자동차 시스템반도체고 소프트웨어다. 따라서 시스템반도체 개발에 함께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정부의 적극적인 기업 투자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