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에프에이, 배터리 분리막 추출 장비 SK에 첫 공급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IET와 거래

2020-09-18     이수환 기자
삼성과 주로 거래하는 장비 업체 에스에프에이가 SK이노베이션에 배터리 장비를 공급했다.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 생산용 장비다. 에스에프에이는 디스플레이 장비와 물류 시스템 위주로 사업을 펼쳐왔다. 배터리 장비 사업은 지난해부터 본격 시작했다. 1년여 만에 SK 공략에 성공하며 성과를 냈다. 외부에 수주 관련 내용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스플레이 업황 악화로 인한 수주 절벽을 배터리로 극복하고 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에프에이는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에 전기차(EV) 배터리 분리막 생산 핵심장비인 '오일 추출기'를 공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 증평에 마련된 신규 생산 라인에 선행 적용됐다. 구체 계약 규모는 전해지지 않았으나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중국 창저우, 폴란드 실롱스크에 1조원 가까이를 투자해 분리막 공장을 건설하고 있어 향후 추가 수주가 예상된다. 핵심 장비를 개발하고 성사시킨 만큼 에스에프에이의 사업 영역이 디스플레이에서 배터리로의 확장을 완벽하게 이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추출기는 분리막 원료인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에 포함된 오일을 빼내는 역할을 한다. 오일이 빠져나온 자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크기의 구멍이 만들어진다. 이 구멍으로 리튬이온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배터리 충전과 방전이 이뤄진다. 분리막 안정성과 성능을 결정짓는 공정이다. 국내에서 분리막 추출기 설계와 제작에 성공한 것은 명성티엔에스에 이어 에스에프이에가 두 번째다. 에스에프에이는 배터리 물류 시스템을 시작으로 스태킹(Stacking), 디개싱(Degassing) 등 조립공정 장비 개발을 완료했다. 최근 조립공정 앞단에 있는 전공정인 전극 공정 장비 사업도 진출하기로 한 상태다. 업계에선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전·후공정뿐 아니라 핵심소재 가운데 하나인 분리막 장비 공급을 성사시키며 디스플레이에서 배터리로의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에스에프에이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과 레이저 장비를 공급한 이력이 있다. 차세대 QD 디스플레이 장비 공급도 진행 중이다. 첨단산업 장비 설계와 생산 경험이 많다. SKIET가 눈여겨 본 이유다. 증권가에선 에스에프에이가 내년까지 배터리 장비에서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분리막은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과 함께 배터리 4대 핵심소재로 꼽힌다. 배터리 총원가의 20% 내외를 차지해 양극재(40% 내외) 다음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