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직접 밝힌 배터리 혁신 5가지

2030년 3TWh 달성 목표

2020-09-23     이수환 기자
일론
테슬라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서 진행한 자체 행사 '배터리데이'를 개최했다. 기존 배터리보다 크기를 키우고 셀 설계를 바꿔 에너지 밀도를 높였다. 아울러 생산량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베를린, 텍사스 공장을 더해 2022년 배터리 생산량 100기가와트시(GWh)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30년 3테라와트시(TWh, 3000GWh) 확대가 목표다. 전고체 배터리, 100만 마일 배터리, 나노와이어 소재 적용 등 당초 업계가 예상했던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배터리 가격을 단시간 내에 낮추기 위한 배터리 설계, 공정, 재활용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혁신 방안이 소개됐다. 디일렉은 테슬라가 배터리데이를 통해 전달하려는 내용을 5가지로 정리했다.

1 자체 배터리 생산 공식화
그동안 테슬라는 배터리 내재화 움직임이 있었으나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은 없었다. 이날 행사를 통해 자체 배터리 생산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당장은 아니다. 2022년부터 이뤄질 계획이다. 생산할 배터리는 46800 규격 원통현 배터리(지름 46㎜, 높이 80㎜)다. 현재 테슬라 전기차에 사용되는 원통형 배터리는 21700 규격(지름 21㎜, 높이 70㎜)이다. 에너지 밀도 5배, 출력 6배, 전기차 1회 충전시 주행거리 16%가 상승했다.

2 전기차 대중화 핵심은 '가격'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배터리 가격 하락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현재 배터리 팩 가격은 킬로와트시(kWh)당 135달러 수준이다.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낮아졌지만 전통적인 내연기관차와 경쟁하려면 kWh당 가격이 100달러 이하가 필수적이다. 테슬라는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직접 설계하고 활성화(포매이션)에 필요한 시간을 줄여 원가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2023년까지 kWh당 100달러 이하, 2025년 60달러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목표다.

3 양·음극재 신소재 적용
양극재는 니켈 함량을 올려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하이니켈 기술을 소개했다. 알루미늄을 더한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다. 일각에서 리튬인산철(LFP) 기반의 코발트 프리 배터리를 예상했으나 기존과 마찬가지로 삼원계 배터리 기술을 사용한다. 구체적인 니켈 함량에 대해선 언급되지 않았다. 코발트 사용량을 줄이고 양극재 공정에 필요한 물을 재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음극재는 값비싼 나노와이어 대신 실리콘 코팅 기술을 적용한다. '테슬라 실리콘'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kWh당 가격에서 실리콘 산화물이 6.6달러, 흑연 기반 실리콘 10.2달러, 나노와이어 100달러라면 테슬라 실리콘은 1.2달러에 불과하다고 했다. 실리콘을 잘게 쪼개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4 유니바디 구조 플랫폼
일종의 모듈이 없는 배터리다. CATL이 개발한 셀투팩(CTP:Cell To Pack)과 비슷한 개념이다. 더 많은 배터리를 전기차에 탑재하기 위해 플랫폼을 바꿨다고 보면 된다. 새로운 합금을 적용해 한 번에 배터리가 탑재될 공간을 생산한다고 보면 된다. 기존 내연기관차와 비교하면 차량 뼈대를 프레임에서 모노코크로 바꿨다면 이해하면 된다.

5 보급형 전기차와 완전자율주행
테슬라는 올해 전기차(EV) 출하량 전망치를 최대 51만4500대로 예상했다. 올해초 제시한 50만대 전망에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36만7500대)에서 40% 가량 성장한 것이다. 2만5000달러 저가형 전기차 생산 계획도 밝혔다. 2022년 출시할 계획이다. 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도 공개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빠르게 1개월 후에 완전자율주행차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테슬라 자율주행 사고율은 0.3%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