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코, 반도체 장비 시장 진출 계획
"이르면 내년 하반기 매출 발생 기대"
주력 디스플레이 장비 외 신사업 추진
2020-10-06 이기종 기자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아바코가 반도체 장비 시장 진출을 노린다.
6일 아바코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준비한 반도체 장비를 개발 중"이라며 "이르면 내년 하반기 반도체 장비 매출 발생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구체 내용을 밝히진 않았지만 "신뢰할 정도 상황이 되면 반도체 장비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장비 시장 진출에 대해 "매출처와 고객사 다변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아바코의 지난해 매출 2260억원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와 스퍼터 장비 비중은 각각 13.2%(297억원), 57.3%(1294억원)다. 둘을 더하면 70%를 웃돈다. 디스플레이에 치우친 회사 매출 구조를 바꾸겠다는 의미다.
최근 디스플레이 업황은 중국 업체 추격으로 장기적으로 낙관하기 어려워졌다. 이미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중국 업체가 장악했고, OLED 분야에서도 중국 기업이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아바코가 올해 체결한 단일판매공급계약도 중국 CSOT와 182억원, HKC와 52억원 등이다.
아바코의 주력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의 투자도 위축됐다.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가 3분기에 흑자전환하고, 내년에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디스플레이 장비 협력사로선 신사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아바코는 지난달 반도체 장비 시장 진출에 앞서 10명 내외 이차전지 롤투롤 공정팀도 꾸렸다.
회사 관계자는 "설계와 영업 분야 임원 두 명을 중심으로 롤투롤 공정팀을 구성했다"며 "설계부터 영업까지 할 수 있는 인원 구성이 돼 있어서 빠르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량 광고판 등에 들어가는 롤투롤 매출은 이달부터 발생할 것"이라면서도 "궁극적 목표는 이차전지 배터리 전극 공정에 들어가는 롤투롤 장비"라고 밝혔다.
아바코가 현재 LG화학에 배터리 물류장비를 납품하고 있지만 이차전지 롤투롤 공정팀은 완전히 새로운 분야다. 회사 관계자는 "이차전지는 전문가가 많아야 사업을 할 수 있다"며 "향후 반도체와 이차전지 시장성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반기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패널 업체의 OLED 투자가 예정보다 더뎠지만 하반기에는 점차 개선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도 3분기 흑자전환 후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아바코 상반기 매출은 877억원, 영업이익은 111억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44%, 47% 줄었다. 지난해 매출은 2260억원, 영업이익은 233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