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네트워크, 美버라이즌과 대규모 계약 체결에도 올해 매출 감소
내년에도 큰 폭 상승은 어려워
2020-10-07 이종준 기자
미국 최대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Verizon)과 대규모 통신장비 공급계약을 맺은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의 올해 매출이 작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연간 매출 목표치는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내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네트워크 사업부가 버라이즌과 맺은 대규모 다년 공급계약 물량은 2021년 이후부터 크게 늘어난다. 일부 물량 공급이 올해 말 시작되지만, 내년 2분기부터 생산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버라이즌과 5년간 7조9000억원(66억4000만달러) 규모 통신장비 공급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삼성 네트워크사업부는 올해 상반기에 작년 같은 기간 대비 60~70% 수준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트워크사업부에 속한 IM부문 전체 매출에서 무선사업부 매출을 뺀 값의 변화로도 유추가능하다. 올해 상반기 누적 삼성전자의 IM부문에서 무선사업부 매출을 뺀 값은 1조8600억원이다. 작년 동기(2조8700억원)대비 65% 수준이다.
하반기 실적도 작년과 비교해 비슷한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삼성 네트워크 사업부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내년 연간 매출도 큰 폭 상승을 기대하고 있지 않다"며 "사상 최대인 실적인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경영계획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유행 등 불확실성 때문에 소극적으로 계획을 잡고 있다"고도 했다.
지난해 국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선점을 위해 대규모로 통신 장비를 구축했다. 같은 기간 국내 통신장비 시장에서 절반 가량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 네트워크 사업부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국내 이통3사는 5G 투자를 줄였다. 3분기까지 국내 이통3사로 공급된 삼성전자의 5G 통신장비는 작년대비 50%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4분기에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인도 1위 이동통신업체 릴라이언스지오의 5G 투자 시기가 삼성 네트워크사업부의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네트워크 사업부는 릴라이언스지오의 4G망에 독점적으로 장비를 공급했다. 이동통신업체는 보통 4G 장비 공급업체를 그대로 5G 공급업체로 선정한다. 인도 지역은 코로나19 유행 등으로 5G 투자가 연기되고 있다.
이종민 무선사업부 상무는 올해 삼성전자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네트워크사업과 관련해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외 5G 관련 투자계획이 지연됐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