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봉석 LG전자 사장 “MC사업본부 구조조정 더 이상 없다”

원가구조 개선 위해 재료비 혁신 추진

2019-02-17     박정은·이수환 기자
권봉석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 인력 구조조정은 끝이 났습니다.”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사장)은 15일 기자회견에서 “MC사업본부 인력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는 기자 질문에 “구조조정은 더 이상 없다”고 답했다. 권 사장은 “과거 2~3년간 많은 사람이 해야 할 일을 작은 인력이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었다”면서 “이 과정에서 MC사업본부 인력이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연구소나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맡는 VC사업본부 등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MC사업본부는 타 사업본부나 관계사로 전보 조치하는 방법으로 매년 10~20%씩 인력을 줄여왔다. 구조조정이 더 이상 없다는 이날 그의 발언은 조직 효율화를 마쳤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권 사장은 “인력 구조조정은 끝이 났지만 원가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재료비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적자 폭을 언제 어떤식으로 줄일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상반기 실적이 나오면 다시 얘기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권 사장은 수 년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MC사업본부 ‘구원투수’로 등판한 인물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연말 TV사업을 총괄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부장인 권봉석 사장을 MC사업본부장까지 맡게 하는 겸직 인사를 냈다. 가전과 TV, 휴대폰 3대 주력 사업 중 2개 사업부를 한 사람에게 맡긴 것은 LG전자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권 사장에게 겸직을 맡긴 배경은 있다. 그는 2012~2013년 2년간 MC사업본부에서 상품기획그룹장(전무)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당시 권 사장 주도로 출시된 전략 스마트폰 G2와 G3는 각각 세계 시장에서 700만대, 1000만대 이상 팔리며 선전했다. 하지만 그가 2013년 말 ㈜LG로 자리를 옮긴 뒤부터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15분기째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권 사장은 사업 전반 효율화에 계속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그는 “동일 모델 기반으로 파생 모델을 만드는 것도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 수 년간 주력 모델 판매가 신통치 않았을 때 부품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파생 모델을 출시했다. 모델명만 바꿔서 통신사로 제품을 ‘밀어내는’ 방식은 고스란히 손실로 남았다. 권 사장 발언대로 파생 모델 출시를 줄이려면 보다 정확한 수요 예측과 부품 조달 전략이 세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제품 브랜드는 기존과 동일하게 가져간다. 권 사장은 “브랜드를 변경하는 전략도 고려됐으나 G나 V시리즈에 대한 고객 인지도가 높아지는 추세여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5G 시장은 선점을 위해 노력 중이다. 권 사장은 “국내 통신 3사, 미국 통신사와 5G 폰을 출시하기로 했다”면서 “속도, 발열, 소비전력 면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완성도 높은 5G 폰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오는 24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에서 5G폰 V50씽큐를 선보인다. 4G 롱텀에벌루션(LTE) 전략폰 G8 씽큐와 LTE 중저가폰 Q시리즈와 K시리즈도 내놓는다.

폴더블폰은 현재 준비가 이뤄지지 않다는 점도 밝혔다. 그는 “시장 반응, 사용자 경험 등 준비가 됐나 생각해보면, 아직 시기상조인 것 같아 초기 출시에서 뺐다”면서 “폴더블보단 듀얼 디스플레이(사용자 필요에 따라 보조 디스플레이를 뗏다 붙일 수 있는) 기능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사장은  “고객 관점에서 보면 LG 폰의 정체성이 불명확하고 제품 차별성이 미흡했던 점을 반성한다”면서 “실질적인 고객 가치를 높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