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자일링스 인수 협상 중…다음주 최종 발표

엔비디아-ARM 이은 올해 두 번째 빅딜

2020-10-10     이나리 기자
  AMD가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업체 자일링스 인수에 나선다. 성사된다면 지난 9월 발표된 엔비디아-ARM 인수에 이은 올해 두 번째 반도체 업계 빅딜이다. 이르면 다음주 정식으로 발표될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AMD는 자일링스 인수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300억달러(약 34조5000억원)가 예상된다. 자일링스 가치에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이다. 자일링스의 현재 시장 가치는 260억달러로 추산된다. 아직 양사는 M&A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AMD는 인텔과 함께 대표적인 중앙처리장치(CPU) 업체다.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PC, 게임콘솔 등 수요 증가로 매출 상승 효과를 얻었다.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26% 늘어난 19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머큐리에 따르면 2분기 PC용 CPU 시장점유율 20%를 차지했다. 미세공정 전환으로 주춤한 인텔을 위협하고 있다. 자일링스는 FPGA 업계 1위다. 무선통신, 데이터센터, 자동차, 항공기 기업에 칩을 공급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데이터센터 우선 전략'을 통해 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 공략에 나선 바 있다. AMD가 자일링스를 인수하면 FPGA 분야에서 인텔과 경쟁할 제품과 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인텔은 2015년 FPGA 시장 2위인 알테라를 167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인텔은 데이터센터 사업을 강화해 왔다. AMD는 엔비디아를 상대로 한 경쟁력 확보도 기대할 수 있다. 300억달러 인수 금액은 엔비디아-ARM(2020년/400억달러), 아바고-브로드컴(2015년/370억달러), 소프트뱅크-ARM(2016년/320억달러)에 이은 반도체 업계 역사상 네 번째 M&A 규모다. 인수 발표가 나온 직후 자일링스 주가는 주당 105달러에서 122달러로 급등했다. AMD가 자일링스를 최종 인수하려면 영국, 중국, 유럽 연합, 미국 등 주요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양사 모두 미국 기업이다. 기술 유출 등의 문제가 없을 경우 빠르면 내년 인수 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