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감광액 불량 사고로 6200억원 상당 웨이퍼 폐기

공급업체 감광액 이물질로 수율 저하…뒤늦게 알아차려

2019-02-18     이종준 기자
TSMC
세계 1위 파운드리업체 대만 TSMC가 지난달 팹14B에서 발생한 불량 웨이퍼를 기존 예측량보다 더 많이 폐기하기로 했다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5억5000만달러(약 6200억원)에 해당한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이번에 폐기된 웨이퍼는 오는 2분기에 다시 만들어 고객사에 납품하고 판매금액(5억5000만달러)은 2분기 회계에 반영하기로 했다. 현지 언론 연합보(聯合報)는 "폐기 웨이퍼 개수는 TSMC 팹14B의 월 생산능력과 같은 10만장"이라며 해당 내용을 전했다.  TSMC는 "고객사에 품질을 보증하기 위해 당초 예측했던 것보다 더 많은 양의 웨이퍼를 폐기하기로 결정했다"며 폐기 웨이퍼의 정확한 개수를 언급하진 않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TSMC측은 사고가 불거진 초기에 "불량 웨이퍼 개수가 1만장이 넘는다"고만 했었다.  대만 연합보 계산대로 10만장 폐기라고 하면, 폐기 웨이퍼의 장당 가격은 62만원으로 추산된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 자료에 따르면, 작년 2분기 '20나노미터(nm)이하 300mm웨이퍼 파운드리 평균판매가(ASP)'는 68만원(6050달러)이다. 사고 초기 현지 언론이 보도한 예측 최대치인 9만장으로 계산하면 장당 가격은 69만원이 된다. 300mm 웨이퍼에 12/16nm 공정으로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TSMC 팹14B의 주요 고객사는 미국 엔비디아, AMD, 자일링스, 대만 미디어텍, 중국 하이실리콘(화웨이)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TSMC는 "2분기 계획이던 특정 제품의 생산을 1분기로 앞당길 것"이라며 "수요 증가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앞당겨 생산하는 제품의 추가 매출액은 2억30000만달러(2600억원)"라고 했다. 2분기 제품을 앞당겨 생산해, 1분기에 빠진 폐기 웨이퍼 매출액을 다소 메운 셈이다. TSMC는 1분기 매출 전망(가이던스)을 기존보다 3억달러(3400억원) 낮췄다. 1분기 실적전망을 조정한 TSMC는 올해 연간 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 전망도 0.2%포인트 낮췄다. 연간 매출총이익률 하향치로 역산한 이번 불량 웨이퍼 사고 손실처리액은 78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작년 매출액에 올해 성장률 전망(1~3%)을 적용한 후 0.2%에 해당하는 값이다. 1분기로 계획된 생산을 2분기로 연기한 것이기에, 단순히 폐기 웨이퍼 환산금액 모두를 손실이라고 볼 수는 없다.  TSMC는 이번 불량 웨이퍼 사고 경위를 설명하며 "감광액 공급업체에서 받은 저장용기(batch)에 비상식적으로 처리된 특정 성분이 검출됐고, 이 성분이 감광액에 이물질(a foreign polymer)을 만들어 냈다"며 공급업체의 과실을 언급했다. 또 "이물질이 팹14B 웨이퍼에 의도하지 않은 영향을 끼쳤으며 웨이퍼 수율이 비정상적으로 떨어지고 나서야 사태를 알아차렸다"고도 했다.  TSMC 팹14B에 감광액을 공급하는 업체는 일본 신에츠화학과 JSR, 미국 다우케미칼로 알려졌다. 문제를 일으킨 감광액은 다우케미칼 제공이 유력하다고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