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코나EV 리콜, 현대차와 LG화학 묘한 신경전
2020-10-14 장현민 PD
<자막원문>
한: 오늘 이수환 차장 모시고 배터리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 안녕하세요. 이수환입니다.
한: 최근에 현대자동차 코나EV. 완전 전기차인 거죠?
이: 완전 전기차죠.
한: 불이 났다면서요?
이: 불이 2018년부터 2년여에 걸쳐서 10건이 넘는 화재가 국내외에서 발생을 했구요.
한: 그게 불이 어떻게 난 겁니까? 가만히 세워뒀는데 난 거예요? 이동하다가 불이 난 거예요?
이: 대다수는 충전 중에 혹은 충전이 끝나고 난 직후에 주차장에 세워둔 상황에서 발생한 경우도 있었구요. 대부분이 그랬고 일부는 주행 중에 불이 난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 몇 대나 팔렸어요?
이: 이제까지 약 11만대 정도 판매된 거로 추정됩니다.
한: 11만대가 팔렸는데 거기서 10대 넘게 불이 났다는 얘기입니까?
이: 그렇죠.
한: 조금 불안할 것 같은데 그 차를 끌고 다니는 운전자분들은. 원인이 뭡니까?
이: 사실 배터리 화재는 원인 규명이 극히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배터리 전기차 화재로 인해서 소방 관련된 규정이나 소방에 관련된 방법론도 많이 바뀌었어요. 예를 들면 전기차는 불이 나면 완전히 다 탈 때까지 불이 꺼지지 않습니다.
한: 그렇다면서요.
이: 그래서 미국에서 테슬라 운행 중에 불이 났을 때 소방관들이 물을 아무리 부어도 꺼지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일부 북유럽 국가들 같은 경우에는 방법론 중의 하나가 특수 액체에 불이 나고 있는 차량을 통째로 들어서 넣어버리는 방법으로 불을 꺼버릴 정도인데. 불에 다 타버렸으니까 그 안에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소프트웨어, 배터리 셀 모두 다 타버리니 증거 찾기가 너무 힘든 거죠.
한: 원인 규명이 힘들다는 얘기인 거네요.
이: 원인 규명이 힘든데. 이번에 코나EV 같은 경우에는 현대자동차가 국토교통부가 제출을 할 때 “배터리 셀에 문제가 있다”. 그중에서도 분리막의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언급을 해서.
한: 그러면 코나EV의 배터리는 LG화학에서 공급을.
이: LG화학에서 공급했습니다.
한: 분리막은 아사히카세이 겁니까? SK이노베이션 겁니까?
이: LG화학은 배터리 분리막을 크게 세 군데에서 받습니다. 물론 SK이노베이션도 있지만, 비중이 극히 적구요. 과거에 양사가 소송을 한 것 때문에 극히 적고. 중국의 상해은첩 다른 한 곳은 도레이한테서 받습니다. 근데 두 회사 모두 베어필름, 코팅이 되어 있지 않는 필름을 받아서 본인들이 코팅을 하고 배터리에 적용을 하죠.
한: 코팅을 잘못해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거죠?
이: 문제가 생길 수 있죠.
한: 근데 그게 지금 다 불타서 없어져 버렸으니. 규명하기 힘드니까 기존에 나갔던 제품을 수거해서 볼 수밖에 없을 텐데. 근데 뭐 11만대 중의 10대 이상이면 그걸 다 까봐서 문제의 원인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 같네요.
이: 국토교통부와 현대자동차가 발표하기 전에 저희가 먼저 “자발적 리콜을 한다”. 다만 자발적 리콜은 어느 정도 방향성이 정해졌는데. 여기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이냐에 대한 게 사실 핵심이거든요.
한: 맞아요. 돈을 누가 낼 것이냐. 문제가 누구한테서 나온 것이냐.
이: 그래서 얘기가 나왔던 건 “서로 균등하게 배분하자”라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한: 현대자동차와 LG화학만?
이: 근데 이제 그 안에 총 다섯 개의 주체가 겹쳐져 있어요. 첫 번째는 LG화학이 있구요. 두 번째는 현대자동차가 있을 거고. 배터리 팩을 만든 HL그린파워.
한: 거기는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의 합작사.
이: 그다음에 배터리 분리막을 공급한 업체. 그다음에 현대케피코.
한: 현대케피코는 뭐 하는 회사예요?
이: 전장부품, 제어부품을 만드는 곳입니다. 현대가 굉장히 많은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데. 예를 들면 현대글로비스 같은 경우에는 물류와 유통을 담당하는 기업이고 현대케피코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장부품에 여러 가지 모듈화를 제작해서 현대모비스에 공급하는 회사죠. 이 다섯 개의 주체가 어떻게 책임 소재를 나눌 거냐라는 건데. LG화학 같은 경우에는 당연히 배터리 셀을 만드는 입장이니까. 배터리관리시스템(BMS)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얘기를 많이 해요.
한: 그게 현대케피코에서 하니까.
이: 현대케피코에서 하는 거죠. 그리고 여기에 대한 배터리 팩을 만드는 건 HL그린파워에서 하지만 그리고 근데 이게 좀 여러 가지 면에서 봤을 때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랑 좀 비슷한 면이 많이 보입니다.
한: 결국 원인 규명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아마 조사단이 꾸려져도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때 삼성SDI가 극렬하게 여러 가지 기술자료까지 배포하면서 반발을 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원인 규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마치 배터리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단정을 내버렸거든요. 그 과정에서 국회조사단이 발족되서 조사를 했는데 “뜯어보니까 배터리 분리막이 손상이 가있다더라” 이런 식으로 발표를 한 겁니다. 근데 화재가 난 배터리를 뜯는 과정에서 또 손상이 됐고 그리고 배터리 분리막은 원래 자연스럽게 약간씩 손상이 됩니다,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거기에 문제가 있다고 눈으로 보고 배터리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을 내버렸던 거죠.
한: 지금 코나EV 말고 전기차에서 화재가 난 일들이 꽤 있죠?
이: 모든 전기차 브랜드는 최소 한 번 이상씩 다 불이 났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 그럼 불이 날 때마다 책임 규명을,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겠네요.
이: 논란이 많이 생기겠죠. 그 이후에 예를 들면 테슬라가 불이 났다. 어떻게 불이 났는지 보통 과거를 유추해보면 외부의 충격 요소가 굉장히 많았어요. 작년에 특히 중국에서 많은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는데 대부분 당장 접촉사고가 나도 불이 안 날 수 있지만, 이후에 배터리가 과열 현상이 발생해서 불이 날 수 있다던가. 그리고 이번에 코나EV 같은 경우에는 충전 중에 많은 화재가 발생했는데. 배터리가 ‘100’이라는 용량이 있으면 그 ‘100’이라는 용량을 다 쓰지 않습니다. 사실은 스마트폰의 배터리가 ‘100%’라고 되어 있어도 일정 부분의 마진을 남겨두거든요, 여유를 남겨두게 되는데. 현대차 같은 경우에는 다른 메이커에 비해서 그 마진폭이 굉장히 적었다는 겁니다.
한: 추정이죠?
이: 아닙니다. 이건 국과수에서 나왔던 내용입니다. 국과수에서 조사를 했더니. 근데 이것만 가지고는 여유 폭이 적었다는 이유 하나만 가지고는 현대자동차가 무조건 전적으로 잘못했다고 하기에는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죠. 반대로 배터리 업체가 무조건 분리막에 문제가 있다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구요.
한: 이 건을 통해서 우리가 얘기하게 되지만 사실 물밑에서는 그렇게 화재 사고가 한 번씩 날 때마다 그렇게 연관되어 있는 서플라이체인 안에 들어와 있는 여러 기업 간에 누가 얼마를 물어줄 것이냐, 누가 잘못한 것이냐 이런 것에 대한 논란이 계속 있었던 것 같고. 앞으로도 계속 문제가 될 수 있겠네요.
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에요. 왜냐하면 자동차 내연기관이 1년이 넘는 역사의 기간 동안 완성차 업체의 지위와 파워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티어1 업체, 예를 들면 보쉬, 콘티넨탈, 덴소, 델파이. 이런 기업들이 예를 들면 폭스바겐의 유명한 배기가스 조작사건도 티어1인 보쉬가 이미 알고 있었고. 폭스바겐에 간곡히 이런 내용을 보고했지만 간단하게 묵살되어 버렸거든요. 티어1의 완성차 기업의 파워라는 건 상상을 초월하는데.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면서 약간 좀 미묘해졌죠.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이거는 업계에서 그냥 들리는 소문이지만 현대자동차가 내년에 전기차 플랫폼을 새로 내놓지 않습니까? ‘E-GMP’라고 하는 1차 물량은 SK이노베이션이 가져갔고 2차 물량은 LG화학이 선택이 됐는데. 3차 물량은 과연 누가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지금 이 업계에서의 이슈 중의 하나이거든요. 근데 양사가 이런 미묘한 책임 소재를 가지고 현대자동차는 추가 수주물량에 대해서 고삐를 좀 쥘 것이고 LG화학 입장에서는 이번에 물러나게 되면 앞으로 가격협상이라든가 헤게모니를 많이 잃어버리게 되니까, 물론 협력이라고 얘기하기는 하지만. 앞으로 이런 일들이 배터리와 완성차 업체 간에 알력 다툼. 누가 주도권을 가져가게 될 것인가. 굉장히 좀 포인트로 봐야 될 부분인 것 같습니다.
한: 코나EV 같은 경우는 진척 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이: 지금 한창 국정감사 중인데. 일부에서는 너무 섣부르게 LG화학의 배터리가 문제가 아니냐는 식으로 얘기해서 혼란만 초래했다. 그리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실 자발적 리콜이라는 게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가장 사태를 빠르게 무마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예요. 왜냐하면.
한: 인정하고 빨리.
이: 굳이 국토교통부에서 철퇴를 내리는 것보다는 낫거든요.
한: 아니 근데 인정하고 “자발적으로 리콜해서 수리를 받으세요”라는 거잖아요? 근데 뭐가 문제인지 알아야 수리를 받는 거 아닙니까?
이: 일단 소프트웨어를 진단해보겠다는 겁니다. 진단을 하는데 그 진단 내용이라는 게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동일하게 완전 가득 충전을 하지 못하게 충전율을 좀 낮추고 고속충전 기능으로 충전속도를 약간 낮추는 선에서 소프트웨어 조정을 하고 그다음에 그래도 배터리에 문제가 있는 걸로 발생되면 배터리 교체를 해야 되는데.
한: 참 그러니까. 배터리에서 불이 나거나 폭발할 수 있는 이유는 굉장히 다양하더라구요. 충전 중일 때도 너무 많은 전류가 흘러가도 그게 열이 나서 그렇게 되는 수도 있고 분리막에 문제가 생겨서 양극과 음극이 맞닿아서 터지는 경우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게 좀 잘 해결이 됐으면 좋겠네요.
이: 해결은 일단 공동의 책임으로 하는데 누가 얼마나 비용 부담을 가져갈 것이냐 그게 가장 소구포인트가 될 것 같구요.
한: 그게 앞으로 이 한 번의 사례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겠네요.
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배터리 업체와 완성차 업체 간에 보이지 않는 알력 다툼. 이게 가장 큰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한: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