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 7년째 특허 '제로'
회사 설립 직후 2013·2014년 뒤로 특허 활동 '뚝'
코닝-삼성디스플레이 생산기지 초점 맞춘 것으로
2020-10-19 이기종 기자
'삼성그룹 내 유일한 무기소재 기업'을 표방한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가 7년째 특허가 없다. 설립 초기에는 특허 활동이 활발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회사가 생산기지 역할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청산한 코닝정밀소재(옛 삼성코닝정밀소재)는 청산 마지막 해에도 특허 활동이 활발했다는 점에서 대비된다.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는 삼성디스플레이와 미국 코닝이 지분을 절반씩 투자한 합작사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유리와 타깃 등 디스플레이 소재를 생산해왔다. 코닝정밀소재도 삼성디스플레이와 코닝의 합작사로 액정표시장치(LCD) 기판유리를 생산했다.
19일 특허정보검색 사이트 키프리스와 미국 특허상표청에 따르면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가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출원(신청)해 등록한 한국 및 미국 특허는 1건도 없다. 2014년 이후 출원한 특허 4건 중 2건은 거절됐고 1건은 회사에서 취하했다. 나머지 1건은 아직 공개된 상태다.
회사가 보유한 한국 특허 27건 중 21건은 코닝정밀소재에서 지난 2014년 이전 받은 특허다. 나머지 6건 중 2건은 모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2012년 및 2013년 함께 출원했다. 현재 이들 특허 2건은 삼성디스플레이 출신 임원과 삼성디스플레이가 3년째 진행 중인 직무발명소송에서 쟁점 특허로 사용 중이다. 전 임원이 진짜 발명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던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상반기 해당 특허 2건을 포기하면서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만 이들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가 자체 출원한 특허는 4건이다. 회사를 설립한 2012년 전후인 2011~2013년 만든 특허다. 하지만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는 지난 2014년부터 특허 활동이 급감했다. 회사 내부에 자체 연구인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난 2013년 청산된 삼성디스플레이와 코닝의 또 다른 합작사 코닝정밀소재는 청산 마지막해까지도 특허 활동이 활발했다. 1995년 설립 후 출원한 특허만 1048건이다. 지금까지 등록이 유지되고 있는 특허 266건 중 194건이 2010년 이후 출원됐다.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가 7년째 특허가 없다는 점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한 관계자는 "회사가 코닝 특허로 유리를 생산해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하는 역할만 맡았다면 자체 특허가 없어도 큰 문제는 없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허 분쟁이 생겨도 코닝이나 삼성디스플레이가 '특허 우산'을 씌워줄 것"이라며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가 단순 생산기지 역할만 한다면 가능한 얘기"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가 회사명이 아니라 다른 이름으로 특허를 출원해서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며 "합작사라고 해도 특허가 없는 것은 흔치 않다"고 말했다.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합작사였던 PI첨단소재(옛 SKC코오롱PI)는 일본 카네카로부터 미국 특허침해소송을 당한 뒤 특허 활동을 늘린 바 있다.
특허 현황에 대해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 관계자는 "회사 특허 정보는 기밀이어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코닝은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는 OLED 유리인 코닝 로터스 NXT를 생산하고 있다. 코닝 로터스 NXT는 2015년 이후 5억5000만대 OLED 기기에 적용됐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한편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는 지난달 경북 구미 타깃 사업장을 중국 희소금속업체 바이탈 머티어리얼스에 매각키로 했다. 나머지 충남 아산 사업장은 OLED 기판유리를 생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