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사업 10.3조원에 인수... 단숨에 톱3로 부상

옵테인 사업은 제외

2020-10-20     이나리 기자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인수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SK하이닉스 낸드 시장 점유율은 5위권에서 단숨에 2~3위로 상승하게 된다. 20일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을 90억달러(10조300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인텔 비휘발성 메모리 솔루션 그룹(NSG:Non-volatile Memory Solutions Group)이 대상이다. 3D 크로스포인트메모리로 불렀던 '옵태인'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낸드 사업을 인수한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낸드플래시 단품 및 웨이퍼 사업, 중국 다롄 생산 공장(팹 68)이 대상이다. 인력과 지적재산권(IP)도 포함된다. 양사는 이날 관련 계약도 체결했다. 인텔 NSG 부문 중 낸드 사업의 올 상반기(2020년 6월 27일까지) 매출액은 약 28억달러, 영업이익은 6억달러 규모였다.  인수 대금은 1차로 70억달러(8조192억원)를 지급할 예정이다. 1차 대금 지급 시기는 주요 국가 규제 승인을 얻은 후다. 양사는 2021년 말까지 규제 승인을 얻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 모두 점유율이 하위권이어서 승인을 획득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전문가는 내다봤다. 승인을 받은 후 인텔의 낸드 SSD 사업과 관련 IP, 인력, 중국 다롄 공장 자산을 SK하이닉스로 이전할 계획이다. 2025년 3월까지 인텔 낸드 웨이퍼 설계와 생산관련 IP, R&D 인력 및 다롄 공장 운영 인력 등 잔여 자산을 인수하고 나머지 20억달러(2조2912억원)을 지급한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선두권 낸드 공급업체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SK하이닉스 점유율은 11.7%였다. 삼성전자(31.4%), 키옥시아(17.2%), 웨스턴디지털(15.5%)에 이은 4위다. 인텔과 마이크론이 각각 11.5%로 5위, 6위를 차지했다. 키옥시아는 웨스턴디지털과 일본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을 함께 운영하는 합작 관계다. 양사를 하나로 볼 때 SK하이닉스는 3위로, 각사 기준으로 보면 점유율 2위로 올라서게 된다.  차지트랩메모리(CTF) 방식을 활용해왔던 SK하이닉스와는 달리 인텔은 전통적인 플로팅게이트(FG) 방식을 써왔다. 이 기술은 인텔이 원천 특허를 갖고 있다. 인텔은 그간 삼성전자가 원천기술을 가진 CTF 대비 FG 방식이 원가나 안정성 면에서 우수하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전문가는 SK하이닉스가 이러한 원천 기술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게 돼 기술 적용 선택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간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받았던 컨트롤러와 펌웨어 기술도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는 "낸드플래시 기술의 혁신을 이끌어 오던 SK하이닉스와 인텔의 낸드 사업부문이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 수 있게 됐다"면서 "서로의 강점을 살려 SK하이닉스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 대응, 낸드 분야에서도 D램 못지 않은 경쟁력을 확보하며 사업구조를 최적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SK하이닉스와의 결합을 통해 메모리 생태계를 성장시켜 고객, 파트너, 구성원 등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텔 만이 할 수 있는 차별화된 기술에 우선순위를 두고 투자해 고객과 주주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