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CC 업황 둔화하나...日무라타, 하반기 MLCC 매출 3% 감소 전망
상반기 화웨이 등 MLCC 수요 집중 풀이
연간 전사 및 MLCC 매출 전망치는 상향
2020-11-06 이기종 기자
세계 최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업체 일본 무라타제작소가 이번 회계연도 하반기(올해 10월~내년 3월) MLCC 매출이 상반기(올해 4~9월)보다 3.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분기 큰 폭으로 상승했던 전세계 MLCC 수요는 점차 둔화가 예상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무라타는 지난달 말 2020회계연도(올해 4월~내년 3월) 전사 매출 전망치를 4.2%(1조4300억엔→1조4900억엔) 상향했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19.0%(2100억엔→2500억엔) 뛰었다.
하지만 무라타는 이번 회계연도 하반기 매출 전망치는 1.5%(7490억엔→7380억엔) 내렸다. 무라타는 매출 비중이 가장 큰 MLCC의 하반기 판매액도 상반기보다 3.0%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7~9월 분기 MLCC 매출은 전 분기보다 16.0% 상승한 바 있다.
무라타의 7~9월 분기 MLCC 실적(1561억엔)은 MLCC 업황이 한창 좋던 지난 2018회계연도 10~12월 분기(1583억엔) 이후 가장 높다. 7~9월에는 앞서 4~6월 분기 부진했던 전장용 MLCC 수요가 각국 지원 조치 등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동시에 미국의 추가 제재 발효를 앞두고 부품 비축을 늘리려는 화웨이의 MLCC 주문 확대, 화웨이 빈자리를 차지하려는 다른 스마트폰 업체의 수요 상승도 무라타 실적에 긍정 영향을 미쳤다.
무라타는 7~9월 MLCC 실적에 대해 "스마트폰 부품을 긴급히 확보하려는 고객사 수요가 커졌고, 코로나19에 따른 '집콕' 문화 확산 및 PC 및 주변 부품, 전장용 부품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무라타의 이번 회계연도 상반기(올해 4~9월) MLCC 실적은 전년 동기보다 5.5% 늘었다.
반면 세계 2위 MLCC 업체 삼성전기는 지난달 하순 3분기 실적발표에서 4분기(10~12월)에도 MLCC 시장 환경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시 삼성전기는 "4분기는 해외 거래선의 플래그십 신모델 및 신규 게임 콘솔이 출시하고 전장용 수요 회복도 지속할 것"이라며 "(MLCC)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소폭 증가하고 평균판매가격은 3분기(7~9월)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4분기에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효과로 연말 재고조정에 따른 수요 변동은 크지 않고 (MLCC 공장은) 완전 가동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3위 MLCC 업체 대만 야교는 지난달 초순 3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113.0%, 전 분기보다 63.1% 올랐다고 밝혔다. 실적발표가 삼성전기나 무라타보다 20여일 빨랐던 야교는 당시 "4분기 전망의 경우 코로나19 영향이 지속하고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며 "MLCC 공장 가동률을 점차 높이고 있지만 재고 수준을 큰 폭으로 늘리긴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기가 4분기 전망을 가장 긍정적으로 한 셈인데, 무라타의 MLCC 시장 영향력과 경쟁사 전망을 종합하면 연말로 갈수록 MLCC 업황이 조금씩 나빠질 가능성은 배제하긴 어려워 보인다. 무라타는 전장용 MLCC에서 특히 강세를 보이고, 야교는 상대적으로 보급형 IT 제품용 MLCC를 주력으로 생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