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마트폰 부품 협력사, '탈' 스마트폰 모색
중가 스마트폰 위주 시장 재편...장기 수익성 기대 어려워
엠씨넥스는 차량용 카메라 시장 진출...아모텍, MLCC 도전
2020-11-18 이기종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품 협력사가 스마트폰 의존도 줄이기에 나섰다. 스마트폰 시장의 장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고 업체 간 경쟁도 확대돼 새 매출원 확보가 중요해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요 스마트폰 부품 협력사가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은 중가 제품 위주로 재편돼 스마트폰 부품 사업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이 주력인 엠씨넥스는 차량용 카메라 모듈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전세계 차량용 카메라 모듈 시장 점유율도 5위권(7.5%)이다. 엠씨넥스는 현대기아차에 차량용 카메라 모듈을 납품한다.
아직 엠씨넥스 매출에서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비중이 90% 내외로 절대적이지만 회사에선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 기여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매출에서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 비중은 지난 2018년 15.1%, 2019년 9.2%를 기록했다. 올해는 3분기 누적 10.6%다.
또 다른 카메라 모듈 업체 파워로직스는 현기차 그룹과 폐배터리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파워로직스는 현기차 그룹에 납품할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용으로 연 10메가와트(MWh) 규모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기도 했다. 파워로직스도 회사 매출에서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비중이 지난해 82.9%였지만 앞으로 이차전지 보호회로 등의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스마트폰 주 기판이 주력인 디에이피와 코리아써키트 등은 전장용 기판 시장을 노린다. 디에이피는 지난해 말부터 현대모비스에 차량용 레이더 기판을 공급했다. 현대모비스가 디에이피 기판을 받아 차량용 레이더를 만들어 현기차에 공급하는 구조다. 디에이피도 회사 매출에서 전장용 기판 비중은 10% 후반에 그치지만 앞으로 이를 늘릴 방침이다. 스마트폰 주 기판과 반도체 기판을 생산하는 코리아써키트는 전장용 기판 매출 비중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용 카메라 모듈이나 기판은 스마트폰 부품보다 신뢰성이나 내구성 기준이 까다롭다. 완성차 업체도 차량 안전성 때문에 부품업체를 쉽게 바꾸진 않는다. 신규 업체 진입은 어렵지만 일단 납품이 성사되면 장기적인 물량 공급을 기대할 수 있다.
수동부품업체 아모텍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고객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아모텍은 삼성 스마트폰에 무선충전(WPC)·근거리무선통신(NFC)·전자결제(MST)를 지원하는 '3콤보(Combo)' 안테나 모듈을 납품해왔다. 또 드림텍은 주력이던 스마트폰 부품 외에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드림텍은 지난 9월 두 사업을 '투 트랙'으로 진행하기 위해 각자 대표 체제로 바꿨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은 중가 제품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삼성 중저가 스마트폰은 출하량은 많지만 수익성에서는 협력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3분기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이 예년 수준을 회복했지만 일부 협력사는 이익률이 낮거나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 환경이 변하면서 협력사는 폴더블폰 같은 새 폼팩터 제품용 신규 부품 납품 없이 기존 부품 공급만으로는 장기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협력사로선 범용화한 부품이라도 안정적으로 납품해야 회사 유지가 가능하고, 새 폼팩터 제품 신규 부품 개발 참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