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삼성SDI 사장 "전기차 화재, 산업 발전 성장통"

산업이 성장 과정의 일환 내년 배터리 공급 부족 여전할 것

2021-11-19     이수환 기자
전영현
최근 이어지고 있는 전기차(EV) 화재에 대해 전영현 삼성SDI 사장이 '성장통'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화재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과 완성차-배터리 업체 간 협력이 우선해야 한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영현 사장은 18일 삼성SDI 전용 양극재 라인인 에코프로이엠 신공장 기공식 현장에서 디일렉과 만나 "(전기차 화재는) 일종의 성장통이라고 본다"면서 "우리 산업이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전 사장은 "내년에도 전기차 배터리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며 "(배터리 생산량 확대) 투자는 길게 보고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현대차, 포드, 제너럴모터스(GM), BMW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화재 위험을 이유로 일부 차종을 대상으로 자발적 리콜을 진행 중이다. 삼성SDI는 포드와 BMW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에 배터리를 공급한 바 있다.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 화재 특성상 전소(모두 타 버림)가 대부분이라 원인 파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배터리-완성차 업체 사이의 묘한 신경전도 이어지고 있다. BMW는 PHEV 차량을 리콜하면서 "배터리 셀 내부에 불순물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배터리 업체 잘못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대차도 코나EV를 리콜하면서 LG화학 배터리 분리막에 문제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BMW는 배터리 셀만 삼성SDI에서 구입한다. 모듈과 팩은 알아서 조립한다. 현대차도 LG화학에서 받은 배터리 셀을 HL그린파워, 현대케피코, 현대모비스 등의 손을 거쳐 최종 배터리 팩 형태로 만든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차 화재 책임이 온전히 배터리 셀 업체에게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나EV만 하더라도 차량 조립 과정에서 몇 차례 불이 났다"며 "전기차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에 (가격 인하를 위한)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 공장 투자를 진행 중이다. 1공장 보완 투자가 우선 이뤄지고 있다. 내년부턴 2공장 착공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조2000억원 이상이 투입되고 1공장과 2공장을 모두 더해 2030년까지 월 1800만셀 배터리 생산이 목표다. 배터리 생산량 확대에 따라 핵심소재인 양극재의 원활한 공급이 필요해졌다. 에코프로이엠은 중견 배터리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과의 합작사다. 공장 건설에 1900억원이 투입되며 양극재 양산은 2022년 초 예정이다. 연매출 8500억원 이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