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엠-하나기술, 삼성SDI 초소형 배터리 핵심장비 공급
코엠 와인더, 하나기술 조립 공정 장비
수입산 배터리 대체
2020-11-24 이수환 기자
국내 중견 배터리 장비 업체 코엠과 하나기술이 삼성SDI 초소형 배터리 생산용 핵심장비를 공급했다. 그동안 독일 바르타 등 수입에 의존하던 초소형 배터리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초소형 배터리는 애플 에어팟,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 등 무선이어폰 시장 활성화와 함께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제품 교체 주기가 빠르다. 일반 원통형 배터리보다 가격이 20~30% 가량 비싸다. 수익성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엠과 하나기술은 삼성SDI 천안 사업장에 코인셀(단추형) 배터리 생산용 장비를 공급했다. 코엠은 양극재, 분리막,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를 돌돌 말아 젤리롤(Jelly roll)로 만드는 와인더(권취기)를 맡았다. 하나기술은 이 젤리롤을 납작한 모양의 원통형 캔(CAN)에 집어넣고 외형을 만드는 조립 공정 장비 대상이다. 용접기, 캔 포장기 등을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가 생산하는 코인셀 배터리는 배터리 용량과 크기 따라 85mAh, 60mAh 두 가지 모델로 나뉜다. 각각 생산 라인이 따로 마련됐다. 코엠과 하나기술은 두 라인에 모두 장비를 공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삼성SDI는 와인더에 상당한 심혈을 기울였다. 배터리 셀 두께가 얇아 젤리롤 생산과 삽입이 쉽지 않아서다. 수㎜ 두께로 배터리 소재를 돌돌 마는 과정은 고난도 작업이다. 코엠은 삼성SDI에 수년 간 와인더를 공급했다. 국내 배터리 장비 업체 가운데 코인셀 배터리용 와인더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 기업은 코엠이 유일하다.
올해 삼성SDI는 코인셀과 같은 초소형 배터리 수요를 전년 동기 대비 두 배로 예상했다. 내년은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 비중은 크지 않으나 이익 측면에선 고부가 제품이다.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갤럭시 버즈 시리즈에 독일 바르타, 중국 EVE에너지 제품을 수입해 썼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입장에선 수입산 대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올해 2월 독일 바르타는 삼성전자 미국법인을 대상으로 독일 니더작센주 브라운슈바이크 지방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는 등 코인셀 배터리 조달에 민감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코인셀 시장 비중은 57%로 핀셀(18%)을 압도할 전망이다. 지난해는 핀셀이 48%, 코인셀이 25%, 폴리머가 27% 비중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