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다음달 초순 QD 라인 시험가동
'LCD→차세대 QD 디스플레이' 전환점 마련
QD-OLED 추가 투자 내년 5월 결정 전망
2020-11-27 이기종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다음달 초순 퀀텀닷(Q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Q1) 시험가동에 들어간다.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에서 철수하고 차세대 QD 디스플레이로 진입하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다음달 7일께 충남 아산의 8.5세대(2200x2500㎜) QD-OLED Q1 생산라인 시험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 7월 QD 디스플레이 설비 반입식 후 5개월 만이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하반기 라인 설치를 마무리하고 내년에 QD 디스플레이를 본격 양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1 생산라인 시험가동으로 대형 패널 부문 사업이 LCD에서 QD 디스플레이로 전환하는 분기점을 마련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는 압도적 점유율을 지키고 있지만 대형 패널 부문에서는 새 매출원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존 대형 LCD 패널 시장 주도권은 저가 공세를 펴온 BOE 등 중국 업계로 넘어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예정대로 내년에 QD-OLED 패널을 양산하면 중소형과 대형 두 부문 모두에서 OLED 패널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재 대형 OLED 패널은 LG디스플레이만 생산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제품에 대한 평가에 따라 대형 OLED 패널 시장 성장폭도 결정될 전망이다. LCD가 주력인 중국 패널 업체와 한국 업체 사이 기술 격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Q1 라인이 다음달 시험가동에 들어가서 공정 조건을 확보하고, 이후 생산수율까지 안정화하려면 각각 3개월씩, 모두 6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8.5세대 QD-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존에 양산했던 제품이 아니어서 공정 조건을 확보해야 한다. Q1 라인은 원판 투입기준 월 3만(30K)장 규모 중 1만5000(15K)장 규모를 우선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QD-OLED 추가 투자 여부도 내년 5월께 결정될 전망이다. Q1 라인 생산수율이 안정화돼야 삼성전자나 소니 같은 업체를 QD-OLED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다. QD-OLED 제품 성능과 수율 등이 고객사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QD-OLED 추가 투자보다 QD 나노로드 발광다이오드(QNED) 투자로 넘어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삼성전자가 QD-OLED 패널 채용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관측 때문이다.
내년에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약 200만대 출하할 계획인 삼성전자 입장에서 미니 LED TV가 향후 2~3년간 최상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LG전자 OLED TV에 대항해주면, QD-OLED 기술을 건너뛰고 QNED 기술 상용화 시점까지 기다릴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미니 LED TV는 기존 LCD TV와 구조가 비슷해 가격 경쟁력에서 OLED TV에 앞설 수 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0월 차세대 QD 디스플레이에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QD 디스플레이는 QD-OLED와 QNED를 모두 포함한 개념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후 TV용 LCD 패널을 만드는 L8 라인 일부 설비를 철거하고 Q1 라인에 필요한 클린룸 공사를 진행했다. 지난 7월에는 8.5세대 일본 캐논토키 증착기를 시작으로 설비 설치에 본격 돌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3월까지 기존 LCD 생산라인을 대부분 가동 중단할 예정이다. 당초 계획은 연내 LCD 사업 철수였지만 코로나19로 하반기 LCD TV 패널 수요가 늘고 가격도 오르면서 고객사 요청으로 LCD 라인 가동기간을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