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침해' 중국 오필름, 애플 공급망서 탈락...LG이노텍 반사이익 보나
내년 아이폰 카메라모듈 개발 LG이노텍·샤프만 참여 유력
LG이노텍 물량 확대 전망...애플의 단가 인하 계획은 변수
2020-12-02 이기종 기자
미국 상무부로부터 인권침해 기업으로 지목된 중국 오필름이 애플 카메라 모듈 공급망에서 탈락했다. 애플의 주력 카메라 모듈 협력사인 LG이노텍은 물량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애플의 단가 인하 압력은 수익성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오필름이 애플의 카메라 모듈 공급망에서 탈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필름은 지난 7월 미국 상무부가 지정한 중국 인권침해 기업 11곳에 포함돼 애플 공급망 탈락이 예상돼 왔다.
애플은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 정부 압박이 이어지자 오필름을 공급망에서 배제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 카메라 모듈 시장에서 오필름 점유율은 10% 중반대로 협력사 중 가장 낮다. 애플 입장에서 의존도가 가장 작다. LG이노텍 점유율은 50% 내외, 일본 샤프(대만 폭스콘에 인수)는 30% 중반대다.
오필름은 앞으로 이미 출시된 모델(레거시 모델)에만 카메라 모듈을 납품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폰 신제품용 카메라 모듈 공급은 힘들다.
내년 아이폰 신제품 카메라 모듈 개발에는 LG이노텍과 샤프만 참여하는 것이 유력하다. LG이노텍과 샤프 모두 물량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이번 아이폰12 시리즈에선 후면 트리플 카메라와 ToF(Time of Flight) 모듈 등 상위 라인업(12프로·프로맥스) 위주로 카메라 모듈을 납품했는데, 앞으로는 오필름이 맡았던 하위 라인업에도 카메라 모듈을 공급할 수 있다.
더욱이 여러 시장조사업체에서 내년 아이폰 출하량을 올해보다 20% 많은 2억2000만대로 예상한다. LG이노텍으로선 전체 시장 파이와 점유율이 함께 커지는 셈이다.
하지만 물량 확대가 LG이노텍 수익성에 얼마나 기여할지는 두고 봐야 할 전망이다. 아이폰 하위 라인업의 카메라는 상위 라인업보다 단가가 낮고, 애플이 부품 단가를 낮추려 공급 방식에 변화를 줄 계획이다.
애플은 내년부터 카메라 모듈 최종 조립(얼라인먼트) 공정을 폭스콘 등 아이폰 제조사에 맡길 예정이다. 기존에는 LG이노텍 등 카메라 모듈 업체가 광각·망원 같은 카메라 단품을 만들고 이를 멀티 카메라 모듈로 결합까지 마쳐 납품했다면, 내년부터 카메라 모듈 업체는 카메라 단품만 납품하고 모듈 최종 조립은 폭스콘 등이 맡는 방식으로 바뀐다. LG이노텍 입장에선 최종 조립 공정 매출이 없어지는 셈이다. 삼성전자도 지난해부터 같은 이유로 삼성전기와 엠씨넥스, 파트론 등이 맡았던 카메라 모듈 최종 조립 공정을 내재화했고 이 비율을 늘려가고 있다.
LG이노텍은 최종 조립 공정 매출 손실을 물량 확대로 상쇄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저가인 카메라 모듈 비중이 늘면 회사 수익성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애플은 새로운 카메라 모듈 협력사를 찾으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하원에선 지난 9월 오필름 등 신장 위구르족 인권 침해 기업에 제재를 가하는 법안(The Uyghur Forced Labor Prevention Act)이 406대 3으로 통과됐다. 지난 3월 발의된 이 법안은 위구르족 인권을 침해한 기업이 생산한 부품의 미국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으로 미 상원 통과와 대통령 서명 절차가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