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창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 "전기차 화재 해결, 완성차 업체와 협업해야"
배터리 산업 생태계 완성도 높여야
2020-12-03 이수환 기자
정근창 LG에너지솔루션 연구소장(부사장)이 최근 잇따라 발생한 전기차(EV) 화재 원인에 대해 "교과서적인 얘기지만 배터리와 완성차 업체가 긴밀히 공조해야 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 셀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등 책임소재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에 대해선 "입장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정 부사장은 3일 포항시 포항공과대학교 포스코국제관에서 열린 '배터리 선도도시 포항국제컨퍼런스(POBATT) 2020'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현재 현대자동차는 코나EV 자발적 리콜을 진행 중이다. 배터리는 LG화학 전지사업본부(현 LG에너지솔루션)가 공급했다. 현대차는 지난 10월 8일 리콜 내용을 발표하며 화재 원인을 배터리 분리막 손상으로 지목한 바 있다.
당시 LG화학은 "배터리 셀 불량이 원인이라고 할 수 없다"며 즉각 입장자료를 냈다. 이 회사가 전기차 화재를 둘러싸고 완성차 업체가 내놓은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갑'으로 인식된 완성차 업체 위상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향후 전기차 배터리 수주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섞인 분석이 나올 정도였다.
정 부사장이 배터리-완성차 업체의 긴밀한 공조를 강조한 것은 코나EV 화재 원인을 두고 더 이상 갈등을 키우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양사는 코나EV 화재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이다. 리콜 비용 부담안에 대한 내용도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셔는 지난해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와 마찬가지로 일정 수준의 충당금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POBATT 2020 기조연설자로 나선 정 부사장은 수준 높은 중국 배터리 업체와의 경쟁이 녹록치 않다는 점을 언급했다. 차세대 배터리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포항시 사례를 계기로 국내 배터리 산업 생태계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