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폰 선행개발·영업·생산 등 핵심 부서 폐지
ODM사업담당 신설... ODM에 힘 실을 듯
2021-12-07 유태영 기자
LG전자가 스마트폰 개발과 영업을 전담하는 MC 사업본부 핵심 담당 조직을 없앴다. 반면에 생산자개발생산(ODM)사업담당은 신설했다. ODM 중심 사업구조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이 같은 조직개편을 확정하고 내부 공지했다. 개편 내용에 따르면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연구소 산하 'MC 선행연구담당', 'MC QE(Quality Engineering) 담당'과 해외영업그룹 산하 'MC 선행영업담당', 본부 직속 '생산담당'을 폐지했다.
선행연구담당이었던 이현준 전무는 MC구글협력태스크리더로, QE 담당이었던 오성훈 상무는 MC 제품개발담당으로, 선행영업담당이었던 송준혁 상무는 MC TMUS KAM리더로, 생산담당이었던 정해진 상무는 베트남생산법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개발, 영업, 생산, 품질 분야의 주요 담당을 폐지한 것은 ODM 사업을 본격 확대하기 위한 방편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LG전자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본부 직속 'ODM사업담당'을 신설했다. 신설 ODM사업담당은 김진웅 책임이 맡게 됐다.
이 외 수요 변동에 따른 신속한 물동 운영을 위해 본부 직속 'SCM담당'은 해외영업그룹 산하로 이관했다. MC품질경영담당은 품질경영센터 산하로 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 스마트폰 ODM 비중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2018년 10%에 불과했던 ODM 비중이 2019년 30%, 2020년 60% 정도로 예상된다. 내년엔 70%로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절반이 훨씬 넘는 물량을 ODM 방식 제작으로 전환하면서 MC사업본부 구조를 ODM 중심으로 재편한 것으로 풀이된다.
ODM은 제조업체가 제품 설계부터 부품 수급까지 맡고 라벨만 주문자 상표를 부착해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주문자인 LG전자 입장에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LG전자가 ODM 비중을 70%이상 늘린다는 것은 'LG' 로고를 새긴 스마트폰 10대 중 7대 이상을 다른 회사에서 개발하고 만든다는 뜻이다. ODM 확대로 LG전자가 기대하는 것은 원가 절감과 연구개발(R&D) 비용 축소다.
LG전자의 ODM 비중 확대는 MC부문의 연속 적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MC부문은 2015년 2분기 부터 올해 3분기까지 2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MC사업본부 최근 연도별 영업손실은 △2015년 1196억원 △2016년 1조2591억원 △2017년 7172억원 △2018년 5972억원 △2019년 1조99억원이었다. 올해는 3분기 누적 기준으로 5297억원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
LG전자의 최신 스마트폰도 구매자들에게 선택받지 못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새로운 폼팩터(기기형태)로 출시한 'LG 윙'은 판매 부진을 메꾸기 위해 LG유플러스에서 공시 지원금을 확대하는 등 판매 부진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로 출시한 '벨벳'도 판매량을 공개하지 못할 정도로 매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