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애플 AS... 맛집 추천받듯 AS 센터도 찾고 또 찾아야
200만 가입한 관련 커뮤니티에서 좋은 'AS 센터' 정보 공유
애플, 국내 수리서비스 대부분 협력센터에 맡겨
2020-12-11 유태영 기자
애플의 국내 AS(사후서비스) 협력센터 수리기준이 제각각이라 아이폰과 에어팟 등 제품 구매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애플 제품 수리를 맡기기 위해 구매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유명 맛집을 추천을 받는 것처럼 '추천 AS 센터' 정보를 공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애플 제품 이용자 커뮤니티인 '네이버 아사모 카페'는 가입자가 200만명이 넘는 국내 최대 애플 제품 이용자 커뮤니티다. 자유게시판에는 "'XX AS 센터 좋은가요?" 등의 질문 글이 자주 올라온다. 해당 게시글 댓글엔 거주 지역 애플 AS 협력센터에 갔다가 제대로 수리 받지 못해 다른 지역 AS 센터를 다녀왔다는 내용도 있다. 애플 AS 센터별 서비스 수준이 균일하지 못해 제품 구매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애플은 자사 제품 AS 접수를 애플스토어와 애플 AS 협력센터에서 받는다. AS 협력센터는 위니아에이드, 투바, 유베이스, 앙츠 등이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처럼 직영으로 자사 제품 전담 AS 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센터에 AS 업무를 맡긴 셈이다.
애플의 이러한 AS 센터 운영 정책에 소비자는 맛집을 공유하듯이 AS 서비스가 좋은 센터를 커뮤니티에서 공유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AS센터 추천을 부탁하는 글이 달리면 본인이 직접 서비스를 경험한 센터를 추천하거나 다른 곳을 이용하라는 식의 답변을 남긴다.
11일 직접 AS 협력센터 중 한 곳을 찾아 사후서비스 관계자에게 질문 했지만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관계자는 애플코리아가 직접 정한 AS 기준에 따라 사후서비스를 하느냐 질문에 "애플 본사에 문의해보라"고 짧게 대답했다. 다른 AS 협력센터 관계자도 "저희는 내부 규정상 어떤 답변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제품 이용자들은 AS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애플스토어 가로수길 점을 이용하고 싶지만 대기고객이 많아 차선책으로 AS 협력센터를 택하고 있다. 애플 AS 협력센터를 찾은 아이패드 이용자는 "오래된 제품 수리를 맡기기 위해 가장 예약일이 빠른 지점을 예약하고 왔다"면서 "애플스토어 가로수길 지점은 예약자가 많아 오래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에어팟 프로 제품을 교환하기 위해 방문한 고객도 "제품을 구매한 지 6개월 됐는데 소리가 나오지 않아 방문했다"면서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점을 가고 싶었지만 오래 기다려야 해서 가까운 AS 협력센터를 방문했다"고 얘기했다. 애플이 직접 운영하는 애플스토어에 직영 제품 AS센터에 서비스를 맡기고 싶지만 대기고객이 많아 할 수 없이 가까운 AS 협력센터를 찾게 되는 것이다.
애플의 국내 점유율을 고려하면 애플 제품 구매자에 대한 AS 서비스는 빈약한 실정이다. 애플 AS 센터수는 국내 업체의 절반에 불과하다. 시장조사기관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기기의 점유율은 24.5%다. 삼성전자(65.2%)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3위인 LG전자는 7.4%에 그쳤다.
하지만 애플의 국내 수리점 숫자는 LG전자 서비스센터의 절반 정도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수리점 수는 올해 기준 삼성전자는 178개, LG전자 171개다. 반면 애플코리아 수리점 수는 92개다. 특히 충북·제주 등에선 각 1개 수리점만을 운영해 해당 지역 이용자들은 서비스센터 접근조차 어렵다.
애플은 아이폰과 에어팟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하지만, 구매한 제품에 대한 AS나 리콜에 대해선 소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출시 당시부터 디스플레이 결함이 지적됐던 '아이폰 11' 시리즈도 출시한지 1년이 넘어서야 무상교체를 실시했다. 최근 출시한 '아이폰 12' 시리즈도 여러 제품 결함 문제가 보고되고 있지만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