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CC 업계 수주잔고 감소…가격 내려갈 듯
빠르면 3월부터 시장에 반영
2019-03-04 이기종 기자
1분기 전장용을 제외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가격이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주요 업체의 수주잔고 감소 영향이다.
4일 무라타제작소, TDK, 타이요유덴 등 일본 MLCC 상위 3개 업체의 수주잔고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위 삼성전기는 수주잔고가 줄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경쟁사가 수주잔고 감소로 MLCC 가격을 낮추면서 내부적으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사실상 가격 인하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무라타제작소는 지난 1월 분기 실적발표에서 콘덴서(MLCC 포함) 수주잔고가 줄었다고 밝혔다. 2018회계연도 3분기(2018년 10~12월) 수주잔고는 전 분기보다 16.9% 줄어든 약 1조6500억원(1626억엔)이었다. 앞선 분기(2018년 7~9월)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오던 무라타제작소의 콘덴서 수주잔고가 감소하면서 시장에선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장·기지국 수요가 양호하게 지속 중인 무라타의 수주잔고액 감소는 단기 수요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라면서 “여타 MLCC 업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타이요유덴도 같은 시기 수주잔고가 줄었다. 2018회계연도 3분기 수주잔고는 전 분기보다 22.5% 줄어든 390억엔이다. 4분기(2019년 1~3월) 콘덴서 매출도 3분기보다 15%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타이요유덴은 “3분기부터 스마트폰 부품 위주로 신규 수주가 둔화했고, 분기 말 수주잔고는 시장 수급 상황이 빡빡했던 시점보다 줄었다”면서도 “수주잔고 측면에서 4분기 재무 실적을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3분기 콘덴서 설비 가동률은 100%였고, 4분기에는 90%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TDK는 수주잔고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2018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 매출 가이던스를 3.5% 하향 조정했다. TDK는 2018회계연도 3분기 중반부터 주요 품목 모두에서 수주가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주요 MLCC 업체의 수주잔고 감소는 비(非)전장용 MLCC 가격 인하를 부추긴다는 시각도 나온다. 문지혜 흥국증권 연구원은 “애플 아이폰·중국 전자 세트 수요 감소로 무라타제작소와 타이요유덴의 MLCC 수주가 줄었다”면서 “1분기 물량 확보를 위해 무라타와 삼성전기가 일부 MLCC 가격에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비전장용 MLCC 재고조정 강도가 강할 것”이라며 “2월 중 가격 인하에 대한 최종 의사 결정이 이뤄져, 빠르면 3월부터 인하된 가격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로엔드(Low-end) MLCC 제품을 주로 공급하는 대만 야교(Yageo)는 일찌감치 타격을 입었다. 비전장용 MLCC 공급과잉 영향이다. 야교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전월비 매출이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10월 판매는 38.4%나 내렸다. 지난 1월 매출은 5.3% 올랐지만, 지난해 하반기 평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