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빈스마트 스마트폰 사업 본격화... 캠시스·육일씨엔에쓰 수혜
올해 자체 설계폰 3종 출시 이어 내년 해외 시장 진출도 검토
2020-12-17 이기종 기자
'베트남의 삼성전자' 빈그룹이 자체 설계한 스마트폰 출시에 이어 해외 진출을 계획 중이다. 공급망 내 국내 부품업체 캠시스와 육일씨엔에쓰 수혜가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빈그룹 빈스마트는 하반기 자체 설계한 스마트폰 3종을 출시한 데 이어 내년에는 해외 시장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점유율이 낮은 북미 시장이나 중국 업체 입지가 좁아진 인도 시장을 위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스마트폰 사업에 진출한지 3년 만이다.
빈스마트는 베트남 최대 규모인 빈그룹 계열사다. 빈스마트는 2018년부터 중국 생산자개발생산(ODM) 업체를 통해 스마트폰을 제작했다. 빈스마트는 일부 제품만 최종 조립해왔지만 올해는 자체 설계·제작한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곳 개발진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출신 인력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빈스마트는 지난 3분기 첫 번째 자체 설계 스마트폰 '라이브4'(Live 4)를 출시했다. 제품 개발 당시에는 'V640'이란 코드명으로 불린 제품이다. 라이브4 기본 모델 가격은 19만원(177달러) 선이다. 나머지 제품 2종 가격도 20만원 내외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다.
빈스마트는 코드명 V640과 V740, V741 등 자체 설계한 스마트폰 3종을 연내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당초 일부 제품은 상반기 출시가 목표였지만 양산 경험이 부족한 데다 코로나19까지 겹쳐 일정이 지연됐다.
라이브4 등 제품 3종 출하량은 당초 계획 100만대에는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빈스마트에선 하반기에 월 10만~15만대씩 연말까지 100만대 출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출하량은 많지 않지만 빈스마트는 내년부터 국내외 시장에서 출하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하노이 빈스마트 제조기지 1단계 생산능력은 연 2600만대다. 최종 완공하면 생산능력은 연 1억2500만대까지 늘어난다. 업계에선 빈그룹이 베트남 정부와 자체 설계한 스마트폰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본다. 기술 내재화로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국민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
빈스마트의 해외 시장 진출은 국내 부품업체에 장기 수혜로 작용할 전망이다. 캠시스는 카메라 모듈, 육일씨엔에쓰는 백커버를 빈스마트에 공급한다. 캠시스는 카메라 모듈에 이어 내년 하반기에는 정전식 지문인식모듈도 납품한다. 빈스마트의 해외 진출이 가시화하면 공급 물량 확대와 고객사 다변화가 가능하다.
이들 업체는 당장의 빈스마트의 스마트폰 생산량 외에 빈그룹의 베트남 내 비중을 기대하고 공급망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그룹이 여러 분야 사업을 벌이고 있어 빈스마트 납품은 빈그룹 내 다른 사업 진출 교두보가 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 자료 기준 지난해 베트남 스마트폰 출하량은 1640만대다. 빈스마트 점유율은 6.4%(100만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