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 중단해야"
"최대 피해는 663만 중소기업에 돌아가"
여야 내년 1월 8일까지 제정키로
2021-12-22 유태영 기자
국회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입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경제단체가 입법 중단을 주장하며 1주일만에 다시 함께 목소리를 냈다.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 대표들이 모여 중대재해법 입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엔 손경식 경총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7개 경제단체 대표가 참석했다.
경제단체 대표들은 "산재사고는 안전시설 부족 등 사업주 의지 문제도 있지만 근로자 부주의로도 발생한다"면서 "각 원인에 맞는 처방이 필요한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그 발생책임을 모두 경영자에게 돌려 형사처벌, 법인 벌금, 행정제재, 징벌적 손해배상 등 4중 처벌을 가한다"고 기존 입장을 재차 주장했다.
특히 "이번에 발의된 법안들은 최소 2년에서 5년까지 징역하한을 두고 있다"면서 "이는 6개월 이하 징역형인 미국, 일본보다 높고 특히 중대재해법의 모태인 영국 법인과실치사법에서 사업주 처벌이 아닌 법인 벌금형을 부과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너무 가혹하다"고 호소했다.
올해 1월부터 시행중인 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하기도 어려운데 중대재해법까지 제정되면 감당이 안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입장문에서 "현재 산안법상 사업주가 지켜야 하는 의무조항이 무려 1222개"라며 "여기에 중대재해법까지 제정되면 기업들은 감당이 안된다. 특히 법안의 최대 피해자는 663만 중소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사후처벌보다 산업정책 계도와 예방중심으로 바꿔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경제단체들은 "산업재해는 처벌만 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현재 처벌 위주로 돼있는 산업안전 정책을 계도와 예방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급선무다"라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경제단체 대표들은 기업 경영자에게 형사처벌을 내리는 것에 대해 지속적인 우려를 나타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세계 여러나라들이 중대재해에 있어서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지 징벌만 강하게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면서 "기업을 처벌하는 쪽으로만 방향을 잡은 것에 매우 유감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기업경영자가 중대재해법에 의해 처벌받지 않아야 산재예방 노력을 할 수 있다는 사례도 설명했다.
손 회장은 "지난 10월 CJ대한통운에서 업무 과중으로 인해 택배기사 사망사고가 발생 했을 때 회사 대표가 인력을 보충하고 자동설비를 추가로 구축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중대재해법으로 기업 경영자가 처벌 받을 경우 이런 산재 예방 노력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여당이 내년 1월 8일에 끝나는 임시국회 회기 내 중대재해법 처리를 공언한 가운데 오늘(22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중대재해법 제정에 적극 임하겠다고 나섰다.
중대재해법은 기업경영자와 법인에 형사처벌 및 수억원의 벌금형을 내리는 강력한 법이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박주민 민주당 의원안을 보면 산재 사고로 인한 근로자 사망시 2년 이상 징역 또는 5억원 이상 벌금을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중대재해 발생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을 내야 한다. 이에 더해 가중처벌로 10분 1 범위에서 벌금을 가중하고, 법인에 대해서는 1억원 이상 20억원 이하 벌금을 내게 한다. 입증책임 또한 기업과 경영자에게 맡겨 중대재해 발생시 기업 경영자는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