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8년 만에 LG와 거래 재개…배터리 재활용 사업 참여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 대상 포스코와 컨소시엄 구성

2020-12-22     이수환 기자
에코프로가 LG와 다시 거래를 재개한다.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EV)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참여한다. 지난 2012년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에 배터리 양극재 원료인 프리커서(전구체) 공급을 중단한지 8년 만이다. 에코프로는 국내 중견 배터리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비엠 지주사다. 양극재 생산과 배터리 재활용에 필요한 기술과 여러 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배터리는 생산 과정에서 일부 원료 물질이 새어나온다. 불량 배터리도 적지 않다. 이것들은 90% 이상 재활용이 가능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원가절감, 에코프로는 재활용 사업을 지속 추진할 수 있어 상호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에코프로에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맡길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 브로츠와프(Wroclaw) 인근 코비에르지체(Kobierzyce)에서 운영하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진행된다.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스크랩(Scrub)과 불량 배터리가 재활용 대상이다. 양극재, 음극재 등 핵심소재를 뽑아내 다시 배터리 생산에 사용하는 것이 핵심 골자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배터리는 반도체, 디스플레이보다 재료 재활용 비중이 높다. 상대적으로 산업 성숙도가 낮아 재활용 사업 기회가 크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의 생산 능력이 단일공장 기준 세계 최대인 65기가와트시(GWh)라는 점에서 연간 최소 수백억원 이상의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도 함께 사업에 참여한다. 컨소시엄 형태다. 다만 포스코는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없어 에코프로가 사업 주도권을 쥐고 갈 가능성이 크다. 이번 협력으로 인한 배터리 양극재 시장 구도 재편에도 관심이 쏠린다. 에코프로는 양극재 사업을 담당하는 에코프로비엠이 출범하기 이전인 2012년까지 LG화학에 양극재 원료인 전구체를 공급했다. 그러나 일본 업체들의 가격 공세로 LG화학향 전구체 사업을 정리했다. 이후 소니(현 무라타),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에 양극재 공급하며 외형을 크게 확대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것은 아니지만,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깊숙하게 관여한 상황이라 중장기적으로 양극재 거래를 틀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에코프로 오너인 이동채 회장이 '큰집'으로 부르며 양극재 합작사까지 만든 삼성SDI와의 관계가 소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코프로 전구체, 양극재 사업은 2008년 제일모직(현 삼성SDI 전자재료사업부) 기술 이전으로 확보한 것이다. 지금은 정리한 전해질 사업 첫 고객사도 삼성SDI였다. 일각에선 LG와의 거래 움직임을 파악한 삼성SDI가 안정적인 양극재 공급을 위해 합작사 설립에 나선 것으로 본다. 폴란드 공장 배터리 재활용 사업 협력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과 에코프로 관계자는 "사실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