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헤지펀드 "인텔, 반도체 생산 부문 털어내라"

서드포인트, 인텔에 구조개혁 촉구 서한 보내

2021-12-30     김동원 기자
인텔
미국 헤지펀드 서드포인트가 인텔에 반도체 생산부문이 삼성전자와 TSMC에 밀렸다며 구조개혁을 요구했다. 생산부문을 털어내고 전략적 대안을 탐색하기 위한 투자자문을 고용하라고 주문했다. 29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댄 러브 서드포인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마르 아이쉬락 인텔 회장에게 반도체 설계와 양산을 모두 할 것인지 재고하고 회사를 성장시킬 대안을 모색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종합반도체(IDM) 업체 지위를 포기하고 퀄컴이나 AMD, 엔비디아처럼 반도체 설계에만 역량을 집중해달라는 의미로 읽혔다. 서드포인트는 운용자산 150억달러(약 16조3000억원) 규모의 헤지펀드다. 기업 주식을 사들여 의결권을 확보한 뒤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거나 경영에 개입하는 투자 전략을 추구한다. 그동안 프루덴셜, 염 브랜즈, 다우케미칼,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스 등 기업에도 투자하고 경영에 관여했다. 서드포인트는 최근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 인텔 주식을 매입했다. 댄 러브 CEO는 서한에서 "인텔은 제조 분야에선 대만 TSMC와 한국 삼성전자에 시장 점유율(경쟁력)을 잃고 있다"면서 "PC와 데이터 센터 CPU(중앙처리장치) 시장은 AMD가 잠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투자자문을 고용해 전략적 대안을 탐색해야 한다"며 "반도체 생산부문을 털어내고 적자인 기업 역시 처분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텔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서드포인트가 제안한 주주 가치 증대 방안을 두고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