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동 LG이노텍 사장, 차기 PCB·패키징협회 회장 맡는다

지난 7월 회장직 제안 수락…연말 공식 추대 예정 삼성·LG 등 대기업 부품계열사 사장으로는 처음 대정부 관계 개선 등 협회 위상 제고 기대

2021-09-01     이기종 기자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이 차기 '한국PCB&반도체패키징산업협회'(KPCA) 회장을 맡는다. LG와 삼성그룹 부품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KPCA 회장직을 맡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철동 사장의 회장직 취임으로 KPCA는 인쇄회로기판(PCB) 업계 발전과 대정부 관계 개선 등 협회 위상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KPCA는 최근 차기 회장으로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을 내정했다. 지난 6월 백태일 현 KPCA 회장(㈜제4기한국 대표)과 안영우 KPCA 사무국장 등이 정철동 사장을 찾아 차기 회장직을 제안했고, 지난 7월 말 정 사장이 이를 전격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PCA는 올 연말께 이사회를 열어 정철동 사장을 차기 회장으로 공식 추대할 예정이다. 정 사장은 내년 초 취임하면 향후 3년간 KPCA 회장직을 맡게 된다. 업계에선 정철동 사장의 차기 KPCA 회장 내정을 이례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간 국내 양대 그룹 부품 계열사인 LG이노텍과 삼성전기 사장이 KPCA 회장직을 맡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박완혁 초대 KPCA 회장이 삼성전기 소속이었지만, 삼성전기 사장이 아닌 기판사업부장(전무)이었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는 정철동 사장의 내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한 PCB 업체 대표는 "LG이노텍이나 삼성전기 모두 반도체 기판 외에도 카메라 모듈 등 여러 사업부로 구성되기 때문에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장이 아니라 사장이 직접 KPCA 회장직을 맡는 건 극히 이례적"이라며 "정철동 사장이 KPCA 회장이 되면 협회의 구심력이 강화되고, 대정부 협상력이 강화되는 등 협회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내년에 출범 20년을 맞는 KPCA는 대기업 계열사 사장이 회장직을 번갈아 맡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회장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나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회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에 비해 위상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LG이노텍과 삼성전기,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등 국내 대표 PCB 기업과 소재장비 업체 등 160여개사가 회원사로 활동 중인 것을 감안하면 협회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은 지난해 8월부터 광산업진흥회 회장도 맡고 있다. 업계에선 정 사장이 KPCA 회장을 맡기로 하면서 LG이노텍의 반도체 기판 사업을 더 확대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반도체 기판 공급 부족과 함께 반도체 기판은 LG이노텍의 새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참조기사: [디일렉] LG이노텍, FC-BGA 투자 결정)

한편 KPCA는 지난 2003년 출범했다. 올해 초 협회 국문명을 종전 '한국전자회로산업협회'에서 '한국PCB&반도체패키징산업협회'로 바꿨다. PCB와 반도체 패키징 산업 협회란 의미를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서다.